“가업을 이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재밌었다”

오는 4월 6일까지 전주 공예품 전시관 기획관에서 ‘팔봉도예-부자전’을 마련하며 4대째 가업을 전수받고 있는 아들 박광철(38)씨.

“특별히 아버지의 강요나 권유는 없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물레를 돌리며 작업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스며들듯 도자기를 만들어 왔지만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 것은 군제대 후 16년정도 됐다”며 “작품이 만들어져 완성품으로 만나는 창조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 만족과 재미를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밝은 느낌의 매끄러운 청자 작품을 만드는 것이 특징인 아버지와 귀얄빗이라는 거친 느낌을 주는 붓과 잿물 유약을 이용해 투박한 느낌의 작품을 만드는 아들이 조금은 다른 작품 양상을 보여주지만 도예를 사랑하는 부자가 함께 물레를 돌리며 작업을 한다는 공통점으로 늘 힘이 되는 존재라고 한다.

벌써 5회째 부자전을 연다는 박광철씨는 “아직 아버지의 물레 손맛을 따라가기에는 멀었지만 연륜이 묻어나 아버지 연세만큼 됐을 때는 아버지처럼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딸아이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좋아한다면 5대째 물려주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아버지 박창영씨는 익산에서 팔봉도예 공방을 운영하며 여전히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고 아들은 김제에서 팔봉도자기학습장을 도예를 가르치고 있다.

이번 부자전은 아버지의 연화심 작품과 아들의 물고기 문양의 도자 작품를 비롯해, 다기세트, 생활 자기, 도자 인형, 생활 소품 등이 선보인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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