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판소리계의 대모로 칭송받았던 고 오정숙명창.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지만 전북에서 판소리에 불을 지피고 불꽃을 피웠다.

전북에 동초제라는 분야를 각인시키며 전북을 한국 현대판소리의 중심지로 각인시키는데 일조를 한 명창이다. 특히 여성으로는 최초로 판소리 다섯바탕을 완창하며 여류명창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던 고인의 음악세계는 이제 음반이나 동영상으로 우리 곁에 앉아있다.

현재 전북도무형문화재인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명창들이 그의 소리에 매달리며 여류명창시대를 열고 있다.

동초제 소리의 어머니로 불리웠던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춘향가) 예능 보유자였던 고 오정숙 명창을 기리는 추모공연이 익산에서 개최된다.

(사)동초제판소리보존회는 오 명창의 타계 1주기를 즈음해 오는 14일 오후 7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판소리를 대표하는 명창과 제자 등 20여 명이 추모 공연을 마련한다.

이번 공연은 오명창의 음악세계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이일주 명창의 헌가를 시작으로 조통달명창의 춘향가, 안숙선명창의 적벽가 등 판소리와 해원굿, 가야금병창, 남도민요, 창극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고인을 따랐던 후학들이 그의 서거 1주년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뜻깊은 자리다. 한 명창을 후학들이 길을 따라가며 소리로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추모하는 자리인 셈이다.

1935년 경남 진주 출신인 고인은 동초제 판소리의 창시자인 동초 김연수 선생으로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배웠다. 특히 빼어난 음악성과 탁월한 무대 메너로 청중을 사로잡으며 판소리의 제 2부흥을 이뤘던 그의 음악세계는 판소리의 세계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며 판소리계의 ‘대모’란 평가를 받았다.

1972년부터 1976년까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매년 한 차례씩 판소리 다섯 바탕을 완창했으며 명창 이일주, 조소녀, 민소완, 은희진 등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특히 말년에는 완주군 경천에 동초각을 세우고 후학들을 지도하며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에서 빼어난 예술성을 선보였던 고인은 어린시절부터 전라북도에 거주하며 한평생을 판소리에 헌신했던 인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명창이다.

이번 무대 역시 고인이 전라북도에 끼쳤던 예술성을 재조명하고 그의 음악세계를 추모해 천대받던 시절, 외길인생을 걸었던 고인의 음악성을 다시한번 가슴으로 새겨보는 자리이기도 하다./이상덕기자· 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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