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세상을 돕는 일은 아름답다. 그림을 통해 자신의 문화적 성숙도를 쌓고 그 위에 나눔의 장을 마련하는 일은 그래서 소중하다.

전업화가들이 아닌 동호인들의 모임인 선묵회가 첫 번째 전시회를 연다. 17일부터 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제 1전시실. ‘먹 · 연필’이란 주제로 베풀어지는 이번 전시는 전북대에서 30년동안 후학을 지도한 후 퇴임한 벽경 송계일씨의 문하에서 공부한 박선희, 박연희, 유옥순, 이은숙, 이진숙, 정애자, 최삼임, 허미영씨 등 총 8명이 참여했다.

주제가 말해주듯 먹빛의 담백함과 연필이 주는 친근감을 화가의 순수하고 고졸한 문인화의 격을 말해준다. 특히 문인화가 주는 정겨움에 여백을 살린 문인화의 특유의 감성은 이번 전시에서 꽃으로 화답한다.

사군자와 화조 등 문방사우에 담아낸 꽃들은 마치 생명감을 노래하듯 단단하고 뿌리가 깊다. 지난 2007년도에 송계일 문하에서 공부한 회원들은 경력 3년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전에 내놓은 작품은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지도교수인 송계일선생은 매와 장미를 더욱 단순하게 묘사했으며 회원들 작품 역시 포장하고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의 처녀들처럼 순박하고 단순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격조가 담겨있는 셈이다.

더욱 작품전의 수입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에 쓰도록 한 마음 역시 한국화 특유의 배려의 모습이다.

송계일씨는 “아직은 미숙한 붓놀림의 출발이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더 높은 뜻이 있어 감히 전시를 갖는데 망설이지 않은 것은 바로 그런 연유 때문”이라며 “회원들이 대부분 교육자들이기에 평소 내재 하고 있었던 예술적인 감성과 교육자적 높은 덕성이 이 같은 전시를 가능케 한 것이다”고 전시취지를 설명했다./이상덕기자· 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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