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최초로 중기 구석기 유구가 확인된 고창군 고수면 부곡리 증산마을일대는 전북 고대사를 다시 쓸 정도로 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유적지로 평가된다.

고속도로 제 14호선 남고창IC 구간내 문화유적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이 유구에 대해 발굴기관인 (재)호남문화재연구원도 예상외의 유구가 확인됨에 따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선대 이기길교수는 22일 본사와의 통화에서 “중기 구석기 유구가 확인된 것은 호남지역에서 처음”이라며 “호남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형성된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 시작해 8개월에 걸쳐 발굴조사를 진행한 이 유적지에서는 구석기시대 문화층과 석기제작소,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건물지 등이 확인됐으며 출토유물도 구석기시대 주먹도끼, 양날찍개, 긁개 등과 더불어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기와와 자기 등도 출토됐다.

특히 이교수는 “중기구석기시대의 대표적 출토유물인 원초형 주먹도끼가 출토된 것은 매우 의미가 높은 것”이라며 “예리한 날의 깎개가 늘고 홈날칼과 톱니날칼을 만들었던 석기제작소가 확인된 것은 호남고고학계의 경사”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발굴기관측은 연대 측정을 전문기관에 출토유물을 분석, 의뢰한 상태지만 중기구석기 유물이 확실하며 BC 5만년 전에서 BC 12만년까지 추정되는 중기구석기시대의 연대소급만이 남았다고 확인해주었다.

또한 구석기시대 문화층과 더불어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구와 출토유물은 이 지역 일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따라서 23일 실시되는 지도위원회에서는 발굴조사현장에 대한 처리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예정이지만 유구와 출토유물의 비중으로 인해 발굴조사지를 보존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반도에서 중기구석기 유구가 확인된 곳은 북한의 평양 상원 검은모루유적지와 함께 남한에서는 충북 청원군 만수리유적, 경기 연천군 전곡리유적, 충남 공주 석장리 유적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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