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 계신 아빠, 엄마를 찾기 위해 ‘버스운전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원래 아빠랑 같이 살 때는 아빠처럼 용감하고 멋지게 불 끄는 소방관이 꿈이었는데 소방관은 불 끄는데 바빠서 엄마 찾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3년 전 화재진압 중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아빠를 잃은 열두 살 한 소년이 아빠에게 보낸 편지내용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편지전문 15면>
군산해성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조경식군이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께’ 보낸 편지가 그것. 이 편지는 전북체신청이 지난 달 4월 개최한 전북 초등학생 편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외부에 공개됐다. 조군의 편지는 3년 전 소방관이었던 아빠가 화재진압 중 목숨을 잃고, 엄마마저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 뒤 할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어렵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고 있는 모습을 생생히 담아냈다. 또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다닐 수 있는 ‘버스 운전사’가 되고 싶다는 어린 조군의 마음과 아빠를 만나러 가기 위해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동생에게 비행기 조종사가 되라고 설득 중이라는 내용은 읽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조군은 편지 말미에서 “아빠, 많이 보고 싶고 울음 나오려고 해도 꾹 참고 기다릴께요. 어디 아프지 말고, 저희 만날 때까지 건강하셔야 돼요. 그럼, 다음에 또 편지할께요. 아빠 사랑해요”라며 아빠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냈다.
이번 편지대회에는 총 7300여 편이 경합을 벌인 가운데 금상은 순창적성초 3학년인 양수경양의 ‘필리핀에서 오신 엄마께’로, 김제 남양초 1학년인 김태영 군의 ‘같이 있고 싶은 엄마께’로 전국 10만여 다문화가정이 바로 우리가족임을 깨닫게 해 은상을 받는 등 총 5명이 영예를 안았다.
입상작은 (사) 한국편지가족 전북지회의 동인지인 ‘한울타리 13집’ 5월호에 실린다./이종호 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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