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가장 좋은 경쟁자이자 가장 좋은 조력자이다”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 명은 손에 흙을 묻히고 또 다른 이는 조각칼을 들고 나무결을 느끼며 작업에 매진하는 예술인 부부가 있다.

목공예가 송승호(54)씨와 도예가 박순천(46)씨 부부. 이들이 함께 마련하는 제 3회 ‘흙과 나무의 어울림전’이 오는 6월 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에서 열리고 있다.

도예 작품과 나무를 접목시켜 이색적인 작품들로 가득 메워진 전시실은 그윽한 나무향기로 도예작품의 멋스러움을 한껏 더한다.

“나무가 있어 도자기가 돋보이고 도예작품 위에 나무가 있어 한껏 작품이 멋스러워 보이는 것이 전시회 주제처럼 흙과 나무의 어울림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아내 박순천씨의 작품은 회화의 구상미 넘치는 화력으로 도자기를 캠퍼스 삼아 자유로이 도자작품에 펼쳐냈으며 도자작품이지만 그 속에 묻어나는 색의 번짐은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내는 작품 활동을 날을 새가면서 하는 적이 많다”며 “일년에 몇 톤의 흙을 주무르며 작업하는 아내의 모습을 볼 때면 너무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남편 송승호씨.

따로 만든 작품들도 있지만 함께 만드는 작품에 있어서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아내 박순천씨는 “사이 좋은 부부지만 작품을 할 때는 서로의 고집에 부딪칠 때가 있다”며 “이해하며 조율해 구상을 바꾸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전체적인 구상의 틀은 크게 바뀌지 않도록 존중해준다”고 말한다.

작품 활동을 하는 부부의 영향으로 자녀 중 두 딸은 도예를 전공하고 있고 아들도 목공예 공부를 하고 있어 “피는 못속이나보다”고 웃으며 말하는 부부.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오래오래 지금처럼만 살고 싶다”는 이들 부부는 앞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전시 방경을 넓혀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결혼 20주년을 기념해 2005년 2년에 한번씩 부부전을 함께 열어오고 있으며 남편 송승호씨는 현재 우리동네 공예방을 운영하고 전북공예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내 박순천씨는 8회의 개인전으로 공력을 다져왔으며 현재 백제도예가회, 전북공예가회, 원광공예가회, 전북천연염색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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