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들이 저신용자를 위한 소액상품인 ‘희망홀씨’ 대출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는 반면 전북은행은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면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저신용자 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지만 부실 우려로 인해 실제 대출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의 경우 홍성주 은행장의 강력한 의지와 지점장들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인해 저신용 소액상품인 ‘긴급서브크레딧론’을 1000억원 가까이 빌려줬다.
이같은 내용은 9일 금감원 전주출장소가 밝힌 금감원의 12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저신용자 상품인 ‘희망홀씨 대출’ 판매 실적 현황 자료에 의해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현재 희망홀씨 대출은 4만여명에 224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같은 대출 실적은 당초 은행들이 설정한 대출 한도 1조1700억원의 19%에 불과하다. 그나마 절반 가까이를 전북은행(937억원)이 차지했고, 하나은행(599억원)과 농협(474억원) 등 3개 은행이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57억원에 그쳤고, 대구은행은 13억원, 신한은행은 14억원, 광주은행은 15억원으로 적었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제주은행과 수협은 지난 4월과 5월 각각 대출 상품을 선보였지만 실적이 없다.
이처럼 전북은행이 많은 대출을 하게된 데에는 지역경제 사정을 너무도 잘 파악하고, 서민고충을 이해하려는 홍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긴급서브크레딧론 판매 실적을 각 지점장들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으로 정한 것도 각 지점들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
전주출장소 안용섭 소장은 “대출 실적이 적은 은행들은 상품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출 기법이 부족한 데다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서 인건비 등 원가 문제가 있어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전북은행은 도민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홍 행장의 의지와 맞물려서 전 지점이 열심히 영업활동을 벌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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