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국비매칭으로 각급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해주는 사업이 효용성과 일정기간 후 막대한 재설치 비용부담 등의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전주시와 전주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는 정부의 학교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계획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관내 각급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학교 운동장 지원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2006년 송천초교를 시작으로 2007년 남초교, 2008년 전주공고 등 3개 학교에 국비 매칭으로 각각 1억2000만원씩 모두 3억6000만원의 시비를 지원했다.
또한 올해는 용와초교와 조촌초교, 완산고, 전라고 등 4개 학교에 인조잔디 설치 비용 6억원을 지원키로 하고 제1회 추경에 예산을 계상했다.
이 같은 예산은 정부와 지자체가 7대3의 비율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학교운동장 지원사업비에 대한 심의를 벌이면서 향후 재설치 비용 문제와 기존 설치 시설의 이용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결위는 현재 학교에 설치되는 인조잔디의 내구연한이 6~7년에 불과, 향후 7년 뒤면 인조잔디를 걷어내 폐기처분하고 또 다시 설치해야 하는 데 이에 대한 국비 지원은 전혀 없어 결국 지자체나 각급 학교의 막중한 예산 부담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조잔디구장의 경우 축구를 하기 좋은 대신 학생들이 흙바닥에서 할 수 있는 땅 따먹기나 사방 놀이 등 창의성과 친구간 협동성을 기를 수 있는 놀이는 하지 못하는 데다 건강상 악영향 등 폐단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이미 인조잔디구장이 설치된 송천동 모 초등학교의 경우는 유지 관리상의 문제점 때문에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며 효율성 떨어짐의 사례를 제시했다.
예결위 오현숙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각급 학교에 설치하고 있는 인조잔디의 경우 아토피 악화 등의 건강상 문제는 물론 고작 7년 뒤에는 재설치 해야 하는 데 국비 지원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다목적으로 운동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배수시설을 갖춘 흙바닥이 가장 좋다"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추경에 계상된 사업비 6억원 가운데 3억원을 삭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학교운동장지원사업은 학생들의 체육활동 여건 개선과 주민들의 생활체육 공간 조성을 위해 국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며 "올해 국비는 이미 지난 4월에 확보됐는데 지방비가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국비 확보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무기자·kim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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