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를 건설 중인 시공사가 주민동의도 없이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집중호우로 인근 농지가 물에 잠기는 침수피해를 유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를 당한 농민들은 시공사의 형식적인 농수로 신설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시공사인 대림산업(주)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데다 발주처인 도로공사에서도 피해상황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주시 금상동 일대 고속도로 건설현장 주변은 지난 14일부터 3일 동안 지속된 집중호우(강우량 225.5㎜)로 철쭉, 파 등을 재배하는 1만 여㎡ 농지가 물에 잠겨 주민추산 6500만원 상당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금상동 일대 농가들은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 1공구를 건설 중인 대림산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설치된 수로를 없애고 강우량을 고려하지 않은 수로를 신설해 침수피해를 유발시켰다고 주장했다.
농가들에 따르면 새로 만들어진 수로는 폭이 너무 좁고 깊이도 고르지 않아 국지성 호우시 범람할 것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대림산업은 공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주민설명회를 거치치 않고 공사를 강행해 이번 호우로 주변 철쭉 ,파 등이 유실되는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
이 마을 김모(75)할머니는 “반평생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러한 일은 처음 겪는다”며 “올해만 해도 벌써 3번이나 유실돼 애써 가꾼 ‘파’가 밑둥이 썩어가는 등 쓸모가 없게 돼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모(51)씨는 "아무리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이곳은 침수 피해를 입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시공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피해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인근 농가들의 이 같은 주장에 “집중호우는 천재지변”이라고 일축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있다.
대림산업 공사담당자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은 어쩔수 없는 일 아니냐”며 “만일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시공사가 아닌 관리 감독 기관인 도로공사 전주.남원 사업단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공 전주남원 사업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관내 건설현장의 피해 발생지역은 10여 곳에 이르고 있다”며 “금상동의 경우 민원은 들어 왔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현황은 파악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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