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병원도 안심 못한다
- 도내 거점병원들 신종플루 환자 검진에 대해 기존의 입원환자들의 불안감 등을 이유로 미온적이라고...아직도 신종플루 의심환자에 대한 진료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다음 주부터나 정상적인 진료될 것이라는 게 보건당국 관계자의 설명
- 이 때문에 우선은 보건소만이 원활한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도내 신종인플루엔자A(H1N1) 감염환자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지정한 치료거점병원들을 통한 진료도 안심하지 못하겠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도내 거점병원들이 신종플루 환자 검진에 대해 기존 입원환자들의 불안감 등을 이유로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진료체계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거점병원 중 의료진의 신종플루 감염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감도 떨어진 상태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보건소와 일선 병원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 21일자로 도내 19개소를 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
도내 신종플루 환자는 도내 대부분의 시군지역에서 발생했고 급기야 지난 22일과 23일에만 18명의 추가환자가 발생하는 등 대유행 우려를 한층 높이고 있다. 또 원인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환자가 늘어가고 학교 등 집단 환자도 발생된 상황에서 전북대병원 격리병상(26개)만으로는 격리 치료의 한계점에 다다른 만큼 지역민들의 거점병원에 대한 의존율은 더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거점병원은 신종플루 환자 진료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다른 환자들이 불안해 한다는 등 이유를 들어 아직까지 진료체계를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게 보건당국 관계자의 설명.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의 거점병원에 대한 역할과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정 병원들은 환자 진료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거점병원의 경우 의사의 직접조제와 처방이 가능하며 거점약국은 이들 약품을 보급 받아 환자에게 제공토록 했을 뿐 보건소와 병원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거점병원 자체가 유명무실한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전북대병원의 한 레지던트가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안감이 더더욱 커지고 있다. 의료진의 감염에 따른 다른 환자들의 전파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 같은 사례가 거점병원 뿐 아니라 일반 병·의원에서도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해 또 다른 의료대란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치료거점병원이 정상적인 진료를 하기에는 아직 미완의 상태에 있다” 면서 “이번 주 중에 진료체계를 갖출 예정이며 일단은 보건소와 전북대병원, 군산·남원의료원, 원광대병원을 중심으로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신종플루 거점병원은 전북대·예수·전주·군산의료원·익산·원광대·정읍아산·사랑·남원의료원·남원삼성·김제중앙·완주고려·진안보건소·무주보건의료원·장수보건의료원·임실보건의료원·순창보건의료원·고창종합·부안성모병원 등 19개소다.
/최준일기자·ghksr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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