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 앞에서도 그의 몸짓은 굴하지 않는다.

전통춤의 미학에 한지의 숨결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그윽하고 아름다운 무용극으로 다시 탄생한 ‘천년의 한지 숨결로 추다’가 오는 2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전북대학교에서 오후 7시 30분에 펼쳐진다.

창작 무용극의 진수를 보듬을 이번 무대는 지난해 대장암 수술을 받은 이후 치료를 병행하면서도 춤의 대한 열정만큼은 그대로인 최선(75·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 15호 호남살풀이 춤 예능보유자)선생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숙원 무대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더욱 제자들은 선생님의 건강을 염려하면서도 열정은 반대할 수 없기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 15호 호남살풀이 춤 보존회의 정기공연으로 마련된 무대이기도 하다.

또한 무용수가 무대에서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다고 하여 무용을 하는 이들에게는 로망으로 손꼽히는 무대인 서울아르코예술극장에 서보고 싶다는 최 선생의 말씀을 받아 제자들은 오는 9월 6일 오후 5시 무대까지 마련했다.

최 선생과 공동안무를 맡았고 함께 무대에 오르는 장인숙 호남살풀이 춤 보존회 회장은 “건강이 물론 염려되지만 무대에 서면 아프지 않는 선생님의 말씀을 받들어 함께 하는 무대로 선생께서 직접 대본을 만든 무대에 함께 서게 되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20분가량의 초연된 바 있으며 올해는 완성된 1시간 공연으로 마련된 무대로 장 회장은 “한지를 무용극으로 올리고 싶어 선생님께서 수년을 고민해 왔다”며 “한지와 호남 살풀이춤의 만남을 통해 한지의 제조과정을 비롯해 한지 장인들의 일상생활을 표현해 애환과 정신을 춤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무대는 최선 명무의 故송우석 한지 문화재를 모델로 공연의 대본을 직접 써 전통 한지의 고집과 숨결을 공연에 실었다.

이번 공연은 동초 수건춤, 행상, 태평무, 신의 계시, 연가, 널마루 무용단의 장고춤이 선보이며 그중 가장 백미는 한지 등을 들고 추는 군무이다. 또 호남살풀이 춤을 이수자들과 함께 먼저 멋스럽게 무대를 달군다.

전양배 한지 디자이너에 의해 제작된 한지 의상으로 더욱 공연의 의미를 되살리며 일흔을 훌쩍 넘긴 최 선생의 나이를 잊은 춤사위를 만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수술 때문에 한차례 연기된 바 있어 선생이 무대에 오르는 각오는 감격으로 벅차오른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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