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한 시중은행이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보증지원 대출을 거부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시중은행이 보증대출을 거부하면서 자영업자들을 두 번 눈물짓게 하고 있다.
지난 16일 학원을 운영하는 송모(44)씨는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1500만 원짜리 보증지원 대출을 받기 위해 전주시내 A시중은행을 찾았다. 송씨는 지역신보와 이 시중은행간에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자금지원 협약 보증을 체결했기 때문에 보증서를 발급받게되면 당연히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정부가 저신용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있는데다가 은행들이 앞다퉈 저신용 자영업자들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씨는 시중은행측의 뜻밖의 거절에 눈물을 삼키고 되돌아와야만 했다. 시중은행 담당자는 송씨의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거부 결정을 내린 것. 송씨는 “보증기관을 통해 이미 검증을 받고 보증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은행에서 대출이 안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우리같이 어려운 영세상인들을 돕기 위해 특별자금 협약보증을 맺어놓고도, 등급이 낮아 대출을 못해주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송씨처럼 보증서를 발급받아도 은행 측의 거절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신보측 관계자는 “보증기관에서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돈을 떼일 가능성은 없지만, 은행들이 저신용자들의 이자관리 등이 번거롭다보니까 대출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은행도 기업이다 보니까 자체 규정을 들어 제약을 두는 것에 대해 뭐라고 제재를 가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신보와 협약을 맺은 것은 정부출연금이 아니라 우리 은행이 출연한 기금으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자체 규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은행이 규정한 최소한의 상환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주 낮은 등급의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집행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신용보증재단 연합회은 이 시중은행과 소기업·소상공인들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총 5000억원 규모의 특별자금지원 협약보증을 맺었다. 이 자금은 한 기업당 최대 3000만원 이내 전액 보증을 받을 수 있어, 금리는 4.77% 이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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