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배려로 희망을 비비자

송하진 전주시장

다사다난했던 올 한 해도 달력 2장만을 남긴 채 저물고 있다. 며칠 전 ‘사랑의 연탄 나르기’와 ‘불우이웃돕기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해 작은 힘이나마 한 몫 보탰더니 겨울이 우리 앞에 바짝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즈음이면 항상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시민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부족한 이들에게 겨울은 더욱 절절한 고통과 외로움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뜨거운 밥 한 공기의 고마움이 아쉽지 않은 풍요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지독한 추위와 배고픔에 맞서고 있는 이들이 많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실업으로 설 곳을 잃어가는 시민들로서는 겨울나기가 여간 녹록지 않은 일이다.
전주시는 64만 시민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월동기 종합 대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민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연계해 다양한 이웃돕기 행사를 추진하는 등 희망과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전주 만들기에 앞장서고자 한다. 오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4개월 간 실시되는 월동기 종합 대책은 겨울철에 발생하는 각종 생활불편을 해소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역점을 뒀다. 이번 대책을 통해 저소득?소외계층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비롯해 화재?설해 등 사고 예방, 상수도 동파관리, 생활쓰레기 적기 수거 등 겨울철 민원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돼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경기침체로 겨울을 힘겹게 보낼 저소득층 시민을 위한 복지정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모두 4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시민 1만 5천여 가구와 사회복지시설 604개소 등에 난방비와 김치, 생필품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홀로 노인과 연탄사용 저소득층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사랑탄은행’ 5곳과 연계, 연탄 3만 장을 가정까지 방문배달하고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희망2010 나눔 캠페인’을 적극 벌여 밑반찬, 양곡 등을 적기에 지급하게 된다.
아울러 차상위 계층과 저소득층 여성과 모부자 세대, 시설 생활인 등을 위해 월동비를 지원하고 생활용품 보내기 운동도 적극 전개할 것이다. 겨울철 가장 수요가 많은 난방유, 가스 등 연료비를 집중 관리해 안정적 연료공급체계를 구축하고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취약시설과 계층에 대한 안전점검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전주시는 시 예산의 34%를 시민복지에 투입할 정도로 복지부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지자체로 꼽히지만 어려움에 처한 모든 시민들을 세세히 보살필만한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웃돕기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찬 서리 나무 끝을 지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라도 남기는 것이 우리네 인정이다. 이웃의 즐거움도, 아픔도 한 그릇 비빔밥처럼 맛나게 비벼내 가슴으로 안아주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 바로 우리 전주 아닌가.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레 따뜻함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이 가장 따뜻함을 느낄 때는 희망이 함께 할 때라 믿는다. 봄이 반드시 오리라는 것을 알기에,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매운 향기를 잃지 않는다는 시구절이 떠오른다. 희망이란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있고 사회에 대한 든든한 신뢰가 형성됐을 때 무럭무럭 자란다. 전주시는 시민이 의지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사회 안전망과 효율적인 복지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해 시민들에게 어떤 어려움도 지켜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시민들 역시 이웃의 아픔이 공동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주변의 불행을 내 아픔처럼 보듬고 보살필 줄 아는 더불어 사는 미덕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웃들이 사랑의 온기에 힘입어 따뜻하게 겨울을 나고 희망찬 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많은 지원을 당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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