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관 증후군

손발이 저려서 잠도 못 주무시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손목 아래로만, 그중에서도 손바닥에서 손가락까지만 저리는 경우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수근관’이란 손목 안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는 작은 통로인데, 이 곳으로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갑니다. 수근관 증후군은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여기를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손상되어 이 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인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손에서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 중에 하나입니다.
뚜렷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이 수근관 증후군은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임신 중에만 일시적으로 이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하며, 남녀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고,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많습니다.
특징적인 증상은 손목 통증과 함께, 정중신경의 지배부위인 엄지, 검지 및 중지 및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밤에 심해지는 것입니다. 간혹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한 경우 저림 및 감각 저하를 넘어 엄지손가락의 근육이 위축되기도 하여, 손목을 잘 못쓰는 것처럼 손의 힘이 약해지고, 손바닥이 부은 것 같은 느낌도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 보면 부어있지는 않습니다.
통증의 양상은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이상 감각을 호소하며, 손목을 터는 것과 같은 동작을 하였을 때 통증이 가라앉는 듯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리고 저린 증상도 흔히 관찰됩니다.
집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수근관 증후군의 자가진단법은 손바닥 쪽 손목주름 한가운데를 손가락으로 툭툭 쳐보시면 됩니다. 찌릿하거나 저린 느낌이 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전달되면 수근관증후군으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두 손목을 안쪽으로 굽히고 서로 맞닿게 하는 동작을 1분 정도 지속했을 때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또한 수근관 증후군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경미할 경우 보존적인 치료로도 호전이 될 수 있지만, 신경의 압박이 큰 경우에는 잘 낫지 않고 치료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이러한 경우에 침도요법은 그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침도 요법은 침을 사용하여 근육, 인대, 힘줄 등의 유착을 절개하여 만성적인 통증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침 치료입니다. 손목의 정중신경을 누르고 있는 주위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줘서 막힌 것이 풀리면 통증도 감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른 치료법과는 달리 매번 시술 받는 것이 아니며 시술 시간도 10분 내외로 짧아서 환자들에게 부담이 덜한 반면, 효과는 시술을 받은 직후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바닥과 손가락이 저릴 때는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조기에 검사를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만성으로 이행하여 잘 낫지 않을 때는 침도요법을 권장합니다.

원광대 산본 한방병원장. 대한한의침도학회 회장 이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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