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양악

올해 서양음악계의 특징은 개인독주회의 강세로 뛰어난 신인들의 무대가 돋보였으며 초연위주보다는 대작을 중심으로한 공연들이 주류를 이뤄 새로움보다는 편안하고 친숙한 클래식으로 다가온 한해였다.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정기적인 공연도 그에 한몫 거들었지만 앙상블 공연을 비롯해 전문성악가로 구성된 샤마임이 창단되어 피아노 반주에 맞춰 흑인영가와 오페라 아리라, 뮤지컬 아리아 등이 친숙하게 도민들의 가슴 속에 여유를 선물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마련하는 독주회 시리즈에 힘입어 오보에, 클라리넷의 개인연주회 무대가 열려 하나의 악기의 진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가 차례로 열려 내년의 지역의 서양음악의 미래를 밝혀냈다.
이와함께 ‘노트르담드 파리’를 비롯해 호주 출신의 테너 10명으로 구성된 ‘텐 테너스’ 팝페라 공연, 세계적인 뮤지컬로 인정받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무대와 세계를 주름잡은 나윤선 재즈보컬리스트가 전주에서 공연돼 지역에서도 이제 장르에 극한하지 않는 풍성한 공연들이 열려 문화 향유의 폭을 넓혀냈다.
또 나이의 한계를 뛰어넘는 공연도 마련됐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의 청소년교향악단이 정기공연으로 ‘영화 속 음악이야기’를 담아내 다가가기 힘든 클래식 음악을 친숙하게 표현해 냈으며 60대 할머니로 구성된 ‘여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더불어 60대 이상의 연령층으로 구성된 실버밴드로서 정기적인 공연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에버그린 밴드의 꾸준한 공연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이와는 반대로 올해는 창작오페라가 적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호남오페라단의 ‘나비부인’ 등 원작을 토대로 한 오페라 공연이 열리기는 했지만 경제 침제로 인해 초연되는 작품에는 예산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창작오페라가 한편도 없었다는 점이다.
오페라의 경우 대작의 원작을 중심으로 공연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에서 명작을 접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국어로 번역되어 공연이 되기도 해 원작의 묘미를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음악이 발전하기 위해 중앙무대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이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점이며 연주자와 단체들이 예산 지원만 받으며 관변단체에 많이 의존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송근영기자·ssong@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