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전북, 전북인

우석대 유통통상학부 유대근 교수

어김없는 시간의 흐름이지만 년도가 바뀌게 되면 그동안 방치해었던 그리고 관심을 갖지도 않았던 희망이라는 멋진 단어를 생각해내면서 올 한해동안 뭔가 일이 잘 풀리기를 기대해 보는 게 인지상정이다.
자신이 계획한 일이 잘되고 가정에 좋은 일만 많아지고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나라가 풍요로워지고 나아가 평화롭고 살기좋은 지구촌이 되기를 염원해보는 것이다. 한동안 씁쓸한 부자 덕담이 유행했지만 누가 뭐라해도 사람 건강이 최고의 새해 바람이다.
우리고장 전라북도, 전북의 희망은 무엇일까?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왔고 후대에 물려주고 묻혀야할 땅이다. 고향을 떠나 어디에 있더라도 마음만은 바로 고향에 묻는다.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대로 소통한다. 지역없이 나라 없고 나라없이 지역없기 때문이다. 지역의 이웃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는 무슨 거창한 꿈을 꾸지 않는다. 소박한 꿈을 갖고 아웅다웅 살아가면서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전북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청정자연과 풍부한 전통문화 유산을 가졌다. 우리는 이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시대적으로 삶이 어렵다보니 우리는 일자리, 기업, 산업 등에서 희망을 찾으려한다. 각종 기업의 유치는 전북도민에게 희망을 던져주는 것이 분명하다. 시각이 단기적이고 근시적이지만 도민이 그렇게 느끼고 바란다면 그것이 희망이다. 지역개발과 산업발전에 뒤쳐진 우리의 현실에서는 그러한 희망이 절실한 키워드일지 모른다.
수십년동안 도민의 여망을 담아 추진해온 새만금개발은 아직 도민들의 손에 분명하게 잡히는 게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도민 전체에게 공감대를 줄정도로 희망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엄청난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새만금은 희망의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일부지역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도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뭔가가 없다는 게 약점이다.
전북과 전북인에게 가장 큰 희망을 주는 단어는 역시, 사람이다. 자식 잘되기를 바라면서 뒷바라지해온 우리들이다. 우리는 사람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를 기대했고 큰 희망도 가졌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생각에서 어려움과 고통을 참아가며 살아온 사람들이 우리들이다.
자식은 우리의 이웃이요 바로 전북인이다.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인재와 인물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러한 전북인을 가장에서부터 제대로 키워나가야 한다.
전북인이 갖고있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있다. 전북사람들은 전통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보수적이고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농업중심의 지역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진취성과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니 조금 바꾸긴 바꿔야 한다.
그리고 전북사람들이 착하다. 이는 사람들이 부드럽고 너그러우며 무난하다는 의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강하거나 엄하지 않아 흔히 모호하고 흐릿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전북을 멋과 맛을 지닌 풍류의 고장이라고 자부하는데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다보니 타지역으로의 전파가 쉽게 이루어져 차별화된 멋과 맛의 특성을 보유하지 못하게 되었고 지역경제력이 약하다보니 넉넉하고 여유있게 즐기는 문화가 소멸되어 풍류의 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다.
또한 타 지역 사람들은 전북인들이 저항성과 응집력이 강한 것으로 말하는데 이는 선거에 나타난 모습으로 그렇게 이미지화된 것이 아닌가한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집단적이기보다는 개인적 성향이 강하지 않나 생각된다.
새해부터는 역시 사람이 희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통과 순박함, 멋과 맛을 가진 우리의 동료, 우리의 이웃인 전북인을 제발, 끌어내리지 말고 밀어주고 함께하는 분위기를 기대해본다. 희망을 갖는 것도 사람이지만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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