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자리 좀 잘 좀 잡아봐. 카메라에 안나오겠어..., 언제 또 이런 사진 찍을 줄 알아? 좀 웃어”

지난달 26일 전주 사범병설 중학교 제 10회 졸업생 70여명이 당시 은사들과 한데 모여 사진기 앞에 다시 섰다.

그들의 마음은 1960년 2월 27일 전주 사범 병설 중학교 졸업생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졸업식 때처럼 환하게 웃고 떠들었고 변한 것이라곤 당시와 달리 초로의 길의 들어선 얼굴의 주름과 하얗게 샌 머리뿐, 나머지는 50년 전 그때 그대로였다.

지난 1963년 당시 문교부 사립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그들의 모교는 사라지고 없고, 현재 전주교대로 명맥을 이었다.

지금까지 연락이 닿은 108명에 달하던 동급생 들 중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도 3∼4명이나 된다. 하지만 50년 만에 다시 찍는 졸업사진은 그들에게 새로운 감회를 안겼다.

전주 사범병설 중학교 제 10회(회장 박상수)에서 이날 졸업생들과 은사들을 모시는 자리 ‘홈 커밍 데이’를 열자고 제의가 나온 건 1년 전이었다.

그동안 소식이 두절됐던 동급생들이 서로 알음알음 소식을 전하면서 대부분 연락이 닿거나 연락처를 알게 돼 오늘에 이른 것이었다.

전주 코아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당시 그들을 가르쳤던 은사 8명도 모셨고 감사의 선물도 전했다.

서울과 전주등 전국 곳곳에 살고 있던 동급생 들 중 전 국군정보사령관이었던 박 회장과 유춘택 전라일보 회장, 이용상 전 전북경찰청장, 윤대작 전 KBS 전주총국장 등도 참석해 동급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동급생 대표는 “50여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늦게나마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는 것 용서해주십시오,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준영(88) 교감은 이날 “여러분은 우리 선생님들보다 더 훌륭해야한다고 강조했는데 오늘 그 가르침을 잘 지킨 것 같아 기쁘다”며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어서 감사하고 반갑다”고 답례했다.

또 이날 참석한 전주교대 나기연 총장은 “50년 동안 나라발전을 위해 각 분야에서 헌신한 여러분들의 노력을 잊지 않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전주교대가 존재할 수 있었고 앞으로 전주교대는 여러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보다 나은 초등교육자들을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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