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春三月)에 때아닌 ‘눈 폭탄’으로 도내 대부분 지역이 하얗게 뒤덮였다.

전주는 41년만의 3월 중 최고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기상이변 현상이 두드러졌다.

10일 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내린 적설량은 대설경보가 내려졌던 임실이 20.2cm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주 13.5cm, 정읍 9.9cm, 남원 8.8cm, 고창 8.7cm, 군산 7.7cm 등을 기록했다.

전주에 이처럼 큰 눈이 내린 것은 기상관측이래 가장 많은 눈이 내렸던 1969년 3월(16.1cm) 이후 두 번째다.

밤사이 많은 눈이 내리면서 도내 전지역이 ‘눈 이불’로 뒤덮이자 큰 불편을 겪은 것은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도로로 인해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평소보다 출근시간이 길어졌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과 학생들도 버스의 배차시간이 길어지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충돌사고이 발생해 2명이 숨지는 등 도내에서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호남고속국도 하행선 순천기점 156km지점 김제 IC부근에서 1t 포터트럭(운전사 윤모씨·46)이 갓길에 정차 중인 3t 제설차량(운전사 김모씨·48)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사 윤씨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조모(42)씨가 숨지고 운전사 김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앞서 지난 9일 오후 9시 22분께 전주시 송천동 롯데마트 인근 도로에서 송천역에서 원광대한방병원으로 달리던 소렌토 승용차(운전자 임모씨·33)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봉을 잇따라 들이받기도 했다.

이번 폭설로 하늘길과 바닷길도 끊겼다. 강풍을 동반한 많은 눈이 내리면서 군산공항에서 제주도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도내 서해상에서도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강풍과 높은 파도로 군산~선유도 구간 등 5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대관계자는 “이번 눈은 많은 수증기를 포함한 저기압이 낮은 기온을 동반하면서 많은 눈을 뿌렸다” 며 “11일까지는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2~5도 가량 기온이 낮을 전망이니 빙판길 교통안전에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만기자·na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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