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박진오감독의 '키스할 것을'은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배우를 꿈꾸는 외로운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러브 스토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이미 '요청' 등의 단편영화를 통해 보여 준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주제를 특유의 냉정하고 차가운 카메라를 통해 새롭게 변화시켰다.

특히 화려한 도시 속에서 오히려 더욱 외로움을 느끼는 두 주인공의 내면을 집중하면서 영화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우리가 추구하는 본질이 있음을 드러낸다, 음악과 연극과 함께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 영화는 감독의 말처럼 한편의 시이자, 연예편지다.

박감독은 서울예술대를 졸업하고 배창호감독의 '천국의 계단' 연출부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단편 '런치'가 2002년 선댄스영화제 단편경쟁에 진출, 주목받았으며, '요청'은 2002년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에 초청되었다,

또 '천천히 조용히'는 2004년 미국영화평론가들과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꼭 봐야 할 우수한 영화'로 선정됐다./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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