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구가 부활을 향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8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파견 한국대표선수 본선 선발전이 순창 종합경기장 하드코트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전북소속의 실업팀 선수들이 눈물겨운 투지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체육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을 받고 난 이후 첫 경기에 출전했다.
당연히 출전비를 포함해 체류비는 당사자들 몫이다. 선수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비인기 종목으로 얇은 선수층과 실업팀이 없는 가운데 따낸 점수를 인정받지 못해 아쉬움은 남아 있지만 스포츠는 성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우선이 아닙니다. 기량을 점검하고 체전에서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맡 형인 임근영(35)은 “광주에서 8년 동안 실업팀에서 뛸 때는 최고의 기량으로 나섰지만 그때 생각만 했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체력을 키우는 데 소홀히 한 것 같아 지난 동계훈련 기간 엄청난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다. 전성기만 생각하지 않고 지금 문제점이 뭔지를 파악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상열(30)은 “현재보다 나빠지지 않고 작년보다 성적이 떨어지지 않고 올라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소박한 각오를 밝혔지만 눈에서는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막내인 오승규(24)는 순창이 고향으로 첫 실업팀을 고향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 선수의 각오는 단단했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꼭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 선수는 침체된 전북 정구의 희망을 보여 주는 마스코트와 같았다.
그는 “실업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잘해야지 하는 강박관념이 들 때가 많다”며 “훈련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열악한 악조건을 해결해야 한다. 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이를 해결 할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구선수는 모두 5명으로 체전에서는 감독과 고교 감독이 선수로 뛰어야하는 형편이다. 그렇기에 5명선수들은 무리를 한다. “내가 지면 끝장이다” 타 팀과 달리 후보 선수들조차 없이 출전해 누구라도 부상을 입으면 점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순창군과 전북정구협회가 각종 대회를 순창에 유치, 전지훈련을 타지에 가지 않고 기량을 점검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안성시청의 경우, 이 대회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순창에 내려와 훈련을 시작했지만 전북선수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함께 도체육회 관리종목으로 지정 받아 사기가 떨어진 전북 정구 선수들의 고된 훈련과 마음고생을 이들에게 모두 떠넘기기에는 전북도와 도체육회도 책임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체육회는 관리종목이기에 더욱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사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 그럼에도 도체육회는 관리종목 지정이후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치하고 있다. /장병운기자·argus@

사진왼쪽부터 임근영, 유상열, 오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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