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사관학교 1차 합격 경쟁적 홍보 ‘빈축’
최종 합격은 20% 미만, 1차 합격 의미 없어
입시 과열 부채질 경쟁적 홍보 자제해야

익산시내 인문계 고등학교들이 최근 발표된 사관학교 1차 합격자 발표 자료를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하지만 1차 합격자 가운데 최종 합격자가 불과 20% 안팎에 불과하고, 이같은 경쟁적 홍보가 입시 과열과 학교간 서열화를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익산 A고등학교는 3군 사관학교 1차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시험에 육사 9명 등 총 26명이 합격했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1일에는 B고등학교가 사관학교 1차 시험에 총 35명이 합격해 도내 최다 합격생을 배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들은 올해 3군 사관학교 1차 합격생 숫자뿐만 아니라 지난해 1차 합격생 숫자, 최근 몇 년간의 명문대 입학실적 가운데 우수실적 등을 선별해 내용에 포함시켰다.
현재 각 사관학교 입학시험은 1차에서 언어․수리․외국어(국․영․수) 필기시험을 실시, 3배수를 합격시킨 뒤, 2차에서 신체검사와 체력검사, 면접을 실시한다. 최종적으로는 수능성적(800점)과 학생부(100점), 면접(70점), 체력검정(30점) 점수를 환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된다.
하지만 사관학교 1차 합격자 가운데 최종 합격하는 비율이 20%에도 못 미치고 있어 1차 합격자 발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1차 합격생 가운데 상당수는 아예 2차 시험에 응시조차 하지 않으며, 최종 합격했더라도 다른 대학에 복수 합격할 경우 입학을 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학교들이 이처럼 사관학교 1차 합격자 숫자를 경쟁적으로 홍보하는 이유는 수능에 앞서 각 학교별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을 미리 점검해보는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
실제 B고는 이번 사관학교 시험에 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총 72명이 응시했으며, A고는 139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익산교육시민연대 관계자는 “각 학교들이 각종 입시에서 거둔 우수 성적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실제 입학생이 아닌 합격생 수를 가지고 ‘숫자놀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입시 과열을 막고, 학교간 서열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불필요한 홍보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익산=소문관기자․mk7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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