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결산 상-상과 벌의 효과

전북이 전국체전 7년만에 종합 9위를 자치했다. 지난 2003년 도내에서 열린 체전 이후 전북 성적은 곤두박질을 쳤다. 도체육회를 비롯해 경기단체는 입이 열 개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한자릿수 성적은 남의 일처럼 보여 빨라야 2~3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북은 이번 체전에서 9위를 차지하며 당초 목표를 앞당겨 실현한 것이다. 전북선수단이 한자릿수 성적을 거두기까지 과정과 대학, 고등부별로 나눠 체전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우린 아직 배가 고프다”
박노훈 도체육회 상임부회장이 도체육회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서 밝힌 말이다. 이 자리서 박 부회장은 “종합성적 9위 달성은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도체육회는 경기단체와 선수들이 9위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이 종합성적 9위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선수와 지도자의 인센티브다. 전북도는 지난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모든 항목을 삭감했지만 도체육회 예산만큼은 105억원으로 증액시켰다.
이런 인센티브제도는 도교육청의 성과를 보고 시작했다. 도교육청은 인센티브제도를 통해 올 소년체전에서 종합8위의 성적을 내기도 했다.
도체육회는 증액된 예산을 모두 선수와 지도자에게 배정한 것. 먼저 개인종목 1위 선수에게는 200만원, 개인단체나 계주, 복식은 150만원, 선수단체는 2000만원을 올해부터 지급한다.
또 금메달을 따낸 지도자는 300만원, 은메달 200만원, 동메달 100만원을 받는다. 이와 함께 이번 체전서 종목 1위를 차지한 배드민턴은 2000만원, 3위를 한 양궁, 수구, 탁구, 펜싱, 요트는 500만원, 순위 밖이지만 1000점 이상을 획득한 유도, 승마, 인라인롤러, 소프트볼은 400만원을 받게 된다.
이는 선수와 지도자에게 승리에 대한 투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실제 지난해와 달리 체전을 준비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자세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달리 지도자나 선수가 3년 동안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는 규제가 가능해 이들에게 자극제가 된 것.
도체육회의 고민은 또 다른 곳에 있다.
체전에서 성적을 내면서 몸값이 오른 스타급 선수들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지난해 장대높이뛰기 최윤희, 포환 이윤철, 사이클 최래선이 몸값을 이유로 타 지역으로 떠났다.
‘신궁’에 오른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이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획득할 경우 몸값은 천정부지라는 게 양궁인의 이구동성이다. 최고 1억원이라는 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창던지기 손다애 등 육상 꿈나무들을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경기단체와 기업체 등과 머리를 맞대야 하는 책임이 주어졌다.
7년만에 오른 종합성적 9위의 기쁨은 잊고 내년을 대비하는 해야 할 때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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