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교3학년 유망주들을 잡을 수 있는 실업팀이 없어 가슴이 아픕니다”
도내 출신을 타 지역에 빼앗겨야 하는 도교육청 담당자의 말이다. 이 말 속에 전북 엘리트 체육의 현주소가 담겨 있다.
가고 싶은 대학과 실업 팀을 목표로 운동한 선수를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번 체전에서 유도를 비롯한 종목 실업 팀 선수 가운데 도내 출신이 많았다. 유도만 해도 남자 실업 팀은 없다. 유도는 원광고, 우석고, 영선고 등 대표 급에 손색없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또 육상과 같은 기록종목 선수들의 유출도 심각하다. 학교에서 열심히 키운 유망주들을 타 지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심정은 지도자가 아니면 이해 할 수 없다.
창던지기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손다애(전북기계공고3)는 “고향 팀을 위해 계속 창을 던지고 싶다. 그러나 날 받아 줄 곳은 익산시청 팀뿐인데 어려운 것 같다”며 “그나마 날 원하는 팀이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었다.
손 선수 뿐 아니라 단체종목도 마찬가지다. 전북을 빛낸 한별고 김빛나의 여자 축구도 대부분 타 지역 학교나 실업 팀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여자 축구를 하는 대학이나 실업 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에 창단한 도내 대학들은 여자 축구 창단을 계획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러 이유를 들어 포기했다.
이번 진주체전에서 도내 고등부는 금18, 은13, 동24개로 2만1749점을 얻어 의미 있는 수확을 거뒀다.
전북이 종합 9위를 하는 데 가장 힘들게 했던 이리공고 럭비와 이리고 축구, 정읍여고 핸드볼이 1회전서 탈락, 단체전 점수 획득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개인종목은 선전을 했다. 고교 선수들은 육상, 유도, 인라인롤러, 역도 등 개인종목에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들 종목은 부진했던 실업팀을 만회해주기도 했다.
유도 유지연(영선고)은 체전 2연패, 역도 유동주(순창고), 육상 심종섭(체고)은 2관왕에 올랐다. 이들의 기록은 성인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대단한 기록이다. 성인 가운데 다관왕은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이 3관왕이 유일하고 2관왕은 이들과 장선재(지적공사) 뿐이다.
특히 이리여고 펜싱, 남성고 배구 우승과 근대5종은 전북이 9위를 다투고 있는 전남을 따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교육청은 “수영과 같은 기본종목 다관왕 배출, 단체종목을 집중육성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도와 도체육회는 도내 유망주들이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 대학 팀과 실업 팀 창단이 우선되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끝>/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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