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분사분한 발걸음으로 전주한옥마을을 들어서면 좌측에는 조선왕실의 위용이 느껴지는 경기전이 가장 먼저 눈에 보이고 우측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최초 순교터에 세워진 전동성당이 보인다.

유래나 역사를 알고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한옥마을이 한 폭의 수채화집으로 책에 담겼다. 여천 최인수 화백의 수채화 문화기행 전주한옥마을 ‘풍경소리에 향기 날리고’.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함께 한옥마을의 구석구석을 수채화로 담아낸 이 책은 최인수 화백의 직접 쓰고 그린 글과 그림으로 채워졌다.

그간 사진집으로 만나는 한옥마을이나 삽화로 쓰였던 적은 있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수채화 그림과 함께 진정성이 묻어나는 한옥마을 문화기행집은 드물다. 이 책자는 한쪽에는 수채화, 한쪽에는 소개글과 영문도 함께 담았다.

최인수 화백은 “외국을 여행하다보면 사진첩은 많은데 그림으로 표현된 안내책은 없어 우리 곁에 이런 책자가 있으면 품위도 있고 좋겠다 싶었다”고 계기를 설명하며 2년에서 3년간 계절의 변화에 따른 갖가지 한옥마을의 절경을 오롯이 그려냈다.

지난해 가을 수채화 전시와 인사동에서 전시한 작품을 책으로 엮어낸 것으로 한옥마을을 집중 테마로 정하고 기념책자로 정리해 낸 것이다.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 대표적인 한옥마을 명소를 비롯해 전주전통술박물관, 남천교, 학인당 등 한옥마을의 이곳저곳을 글로 만들어보고 전북대 언어교육원 교수님께 부탁해 영문으로도 함께 수록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게도 유용한 소개책자로 손색이 없는 문화기행집은 특히 지난해 경기전 창건 600주년을 맞아 경기전의 모든 모습을 수채화로 담아냈다.

종이에 물과 물감이 스며드는 시간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는 수채화의 매력이 작품 곳곳에서 물씬 묻어난다.

최 화백은 “착색 시간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는 수채화는 똑같은 것을 재현하기 어려워 그것이 단점이기도 하고 장점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하며 여유가 되면 범위를 넓혀 연구해 담아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최인수 화백은 정읍 출생으로 개인전 7회와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200여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외 공모전 수상 23회 등 화폭에 공력 또한 넓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수채화협회, 물빛 수채화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사 이사로 맡고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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