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구제역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북산 돼지고기가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제주와 함께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구제역이 침투하지 않은 도내에서 생산되는 육류를 확보하기 위한 타 지역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북산 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25일 전북도와 축산업계에 따르면 도내 돼지 사육 농가는 1380여 농가, 두수는 135만 1388여두로 전국에서 14%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처럼 도내 축산업 비중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농가 비율이 높은 데도 불구, 요즘 이들 농가는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렇다 보니 가격도 뛰었다. 이날 현재 돼지고기의 산지 시세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지육(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돼지고기 가격(1kg)은 8220원, 전국 시세는 8076원을 기록했다. 이날 가격은 도내 돼지 생고기 시세가 지난 24일(7411원)보다 790여원 가량이 오른 값이며 전국(7841원) 시세는 235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인 5주 전 만해도 도내 시세는 3800원~4000원 선이었으며 전국 시세는 이보다 20~50원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도내 시세는 전국 시세를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인상폭도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도내 A 양돈업체 사장 김모(42)씨는 “2대에 걸쳐 축산업을 하고 있지만 이처럼 돼지 값이 오르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며 “명절이 다가 올수록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도내 양돈 가격이 치솟고 있는 이유는 역시 구제역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고기가 이동 제한에 걸리면서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반면 도내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 이동 제한이 없어 전국 각지에서 물량 확보를 위해 몰리고 있다.
또 도내 관련업계는 정부에서 수입육을 공급한다고 해도 명절 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입을 하게 되면 10~15일 정도 보관해야 되는데 그 시기가 명절 전까지는 불가피 할 것이라는 것. 정부의 수입육 공급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도내 돼지고기 가격은 더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제에서 양돈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54)씨는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도권, 충청권에서 많은 업체들이 몰리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업체가 몰리면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박세린기자 iceblue@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