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청정지역인 도내 돈육 가격은 급등하고 있지만 정작 축산 농가는 한숨을 짓고 있다.
이는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등 생산비가 증가하고 정부에서 설 명절 이후 수입산 육류 공급을 발표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6일 도내 축산 업계에 따르면 전북도 돼지고기 시세는 구제역 발생 5주 전(3800~4000원)보다 현재(7400~8200원)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지난 25일은 시세가 전날보다 800여원 가까이 올라 큰 인상폭을 보였다.
그러나 축산농가와 축산관련단체는 이 같은 육류가격 상승이 소득향상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오히려 농가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납품 가격이 오르는 것에 비례해 원재료 값 등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별다른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구제역으로 인해 자체 방역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소독약 값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완주에서 양돈업을 하는 최모(53)씨는 “도내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의 순이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원자재, 소독약 등의 가격도 같이 오르는 추세며 물량 품귀 현상도 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도내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건 지난 1월 초. 하지만 양돈업의 경우 1년 주기로 운영되기 때문에 3주 정도의 인상으로는 이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정부에서 구제역으로 인해 육류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산 육류 공급을 내달부터 추진한다는 입장인 만큼 향후 소비위축 및 감소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게 농가들의 반응이다.
전북축협 관계자는 “1월 초부터 3주 정도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도 농가들은 큰 이익을 보지 못한다”며 “정부가 수입산 고기를 공급하는 내달이 되면 돼지고기 가격이 반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농가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세린기자 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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