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래저축은행 등 매물로 나온 도내 저축은행들이 올해 저축은행업계의 ‘M&A(인수·합병)빅뱅’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저축은행의 새 주인과 매물가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침체된 지역 대표성과 함께 침체된 도내 동종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도내 저축은행은 2~3곳. 최근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된 전일저축은행의 가교은행인 예나래저축은행과 지난 해 하반기 매물로 나온 전주저축은행, 당초 KIC그룹이 인수키로 했으나 ‘불발’ 가능성이 커진 예쓰저축은행(옛 전북저축은행) 등이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도내 최대 규모였던 전일저축은행의 가교은행인 예나래를 누가, 얼마에 인수하느냐다. 현재 알려진 예나래저축은행의 입찰경쟁률은 최고 7대 1. 지난 25일 예나래저축은행에 대한 LOI 접수 마감 결과 5~7곳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사모펀드와 중소형 금융기관간 컨소시엄 등으로 알려졌으나 예보측은 비밀유지 계약 문제를 이유로 정확한 답변을 꺼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내 경제계 등에서는 예나래저축은행의 매각가격이 지역적 상징성과 가치를 고려해 높게 평가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 예나래저축은행은 총 자산 6302억원에 도내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6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영업기반도 기존 전북에서 전남과 제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해 하반기 매물로 나온 전주저축은행(옛 고려저축은행)의 경우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가운데 빠르면 내달 중순께 매각작업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인 부산저축은행이 500억 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이 은행의 매물가는 현재 1000억원~1500억 원선으로 알려졌다. 전주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비교적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꼽히고 있다. 또 전신인 고려저축은행이 지역의 ‘터줏대감’으로서 오랜 동안 영업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낮은 가격의 매각은 안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이스타항공의 KIC그룹의 인수가 유력했던 예쓰저축은행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IC그룹은 예쓰저축은행에 대한 실사 결과 부실규모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100억 원 안팎의 증자가 불가피, 사실상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쓰 역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도내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저축은행업계가 다시 되살아나고, 그 시장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예나래나 전주저축은행 등이 제 가치를 인정받아 높은 가격대에 팔려야 한다”며 “예나래저축은행 등 이들 저축은행이 얼마에 팔리느냐가 전북지역의 경제 가치는 물론 향후 저축은행 업계의 인수·합병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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