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식판에 돼지고기 반찬이 사라지고 있어요. 턱없이 오른 돼지고기 가격 때문에 식단을 짜는 데도 어려움이 적지 않아요. 급식비를 올리지 않으면 대체 식단을 내놓던지 해야 하는데… 딱히 방법도 없고 참 답답합니다”
김제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인 강모(28)씨는 새 학기를 앞두고 식단을 짜는 데 골머리가 아프다. 구제역 여파로 턱없이 오른 돼지고기 값 때문이다. 보통 때 같으면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는 고기반찬을 식단에 올렸지만, 이제는 횟수를 반으로 줄이거나 돼지고기 반찬보다는 고기양이 적은 국이나 볶음 등으로 대체 식단을 짜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 값 폭등으로 학교나 기업은 물론 급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급식용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 전보다 20~30%나 올랐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급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앞다리(100g)의 도매가격은 830원. 하지만 2월 현재 앞다리 가격은 1060원으로 27% 올랐다. 또 가장 저렴한 뒷다리(100g)도 530원에서 660원으로 24% 상승했으며 장조림 등에 쓰이는 사태(100g) 부위도 15% 오른 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해진 예산으로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급식업계가 비용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게다가 도내 급식업계는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되거나 소규모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돼지고기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과 거래하는 학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닭, 생선 등으로 식단을 대체하거나 채소 위주의 식단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처럼 돼지고기 값이 계속해서 치솟으면 급식비 인상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전주 A 중학교 영양교사 백모(35·여)씨는 “계속해서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 아무래도 급식비를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며 “급식비를 올리게 되면 학부모들이 부담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어 학교 측에서도 걱정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박세린기자 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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