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나를 보여 주고자 하는 자리이다.”

8일 오후 2시 전주시청 강당에서 열린 ‘전주시 열린시민강좌’의 개강식 강사로 초청된 고은 시인(78·사진).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세계적인 시인인 고은 시인이 ‘나의 시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먼저 지난 7일 고은 시인은 미국 컨템포러리 아츠 에듀케이셔널 프로젝트가 주관하는 ‘아메리카 어워드’의 올해 수상자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선정됐다.

“쑥쓰럽기만 하다”고 입을 뗀 시인은 “사실 전주에서 시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빨리 만나고 싶었는데 이제야 오게 되어 죄의식이 조금 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군산이 고향인 신라 말기의 문장가이자 학자인 최치원을 비롯해 익산출신의 가람 이병기 시조시인 등의 지역 출신의 인물들을 소개하며 작품 세계와 그들의 몸과 맘을 품었던 고향에 대해 이야기들로 강연이 이어졌다.

“오는 길에 모악산을 보았다”며 “태백산맥에서 보면 모악산은 보이지 않는 산일지 모르겠지만 전주에서는 어느 평지에서 바라보든 다 보이는 산이며 또한 올라서 전주를 바라보면 모두 온고을이 시야에 들어 온다”며 품 즉 고향이 주는 의미에서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온고을에서 완산, 전주로 도시의 이름이 바뀐 것에 대한 연유를 설명하며 이름이 주는 의미에 대한 설명과 문학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강연이 이어졌다.

“고을을 둘러싸고 있는 강줄기들이 뻗어나가 서해로 흐르게 되면서 문학에도 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신체시인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김기림의 ‘나비와 소년’등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다”며 하나의 시가 완성될 당시 시인의 내면세계와 사회적인 배경을 설명하면서 시에 대한 이해를 풀어나갔다.

이어 고은 시인은 “시와 더불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함께 오래 있어온 동행자와 같다”며 “열린 세상이지만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 모국어 사랑을 통해 우리 민족의 실체를 함께 지켜나가자”고 당부의 말로 강연을 마쳤다.

고은 시인은 군산출신으로 1958년 시‘폐결핵’으로 한국시인협회 기관지인 현대시에 발표되며 등단해 ‘만인보’를 완간했으며 2005년 이후 계속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세계적인 시인이다.

경기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교수, 아태평화재단 자문위원, 작가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회원,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 (사)상록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세계한민족작가연합회장,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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