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취임한 지 꼭 일년을 맞는 김 한 행장을 만나기 위해 은행장 집무실이 위치한 8층을 찾았다. 누가봐도 확연히 달라진 8층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확’ 트였고, 소통과 친화의 공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 행장은 행장실이 아닌 복도에 놓인 테이블에서 3명의 직원들과 회의를 하다가 기자를 맞이 했다. 그리고 시작된 그와의 일년여만의 인터뷰. 김 행장의 첫 마디는 “일년간 행장을 맡으면서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도 열악한 지역상황을 몸소 경험하며 전북은행의 역할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행장으로 부임할 당시에는 은행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지역사회와 공존하면서 단순히 ‘은행’이 아닌 ‘전북은행’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그리고 전북은행은 지역사회에서 참 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에서 전북이 갖는 상징성을 생각할 때 지역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기자가 보기에도 김 행장은 단순히 은행장을 맡기 위해 내려온 일년전에 비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전북은행의 역할 등에 대한 생각과 신념이 많이 달라지고 깊어진 듯 했다. 그래서 물었다. 앞으로 전북은행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에 대해 김 행장은 “전북경제를 살려내는 ‘롤모델’을 제시하겠다”며 “소통과 자유를 중시하는 ‘의사결정합의제’를 따르는 전북은행의 조직문화가 어떻게 기업을 발전시키고, 지역경제에 어떤 도움을 보여주며 다른 기업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모델이 되겠다”고 말했다./편집자 주

▲자율적인 운영·능력위주 인사
전북은행의 의사결정은 직원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된다. 2011년 총 자산 12조원 달성을 위한 선포식을 가진 후 전북은행은 단 6개월만에 기존 7조원에서 9조원이 넘는 자산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과는 모두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고 김 행장은 말한다.
“최소한의 간섭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자율적인 운영시스템에 따라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려는 게 제 조직운영의 신념입니다. 사실 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에 대해 지역내에서는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닙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지나치게 올라가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행장인 제가 말할 만큼 직원들의 의욕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강요를 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때의 폭발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김 행장은 일선 금융권이 행하는 지점별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또 업무상 발생하는 비용도 ‘자율’에 맡기고 있다. 더 쓸 수 있는 것은 더 쓰고,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취임 후 첫 인사를 단행한 김 행장은 특유의 인사원칙을 적용했다. 3급에서 2급, 2급에서 1급으로 가는 기존의 ‘공무원식’ 인사시스템을 과감히 파괴하고 3급도 1급이 될 수 있고, 2급도 임원이 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제가 생각하는 경영원칙 중 하나는 능력위주의 평가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직원들간의 경쟁을 지나치게 치열하게 붙인다는 것은 아닙니다. 또 일부 실적이 좋을 수 밖에 없는 지점 등에 대한 평가는 감안하면서 능력위주의 인사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광주은행 인수문제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김 행장의 과감한 경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나친 자산불리기가 자칫 은행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마쳐 향토은행마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해 밝힌 광주은행 인수 문제에 대한 지역내 좋지 않은 여론도 있었던 것이 사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광주은행 인수에 참여하려고 했던 것은 호남권 은행 둘을 합치면 그 시너지가 커지고, 경상권 은행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항간의 자산확대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며, 지역에 본점을 둔 서울권으로 영업기반을 확대한 이후 역외유출이 아닌 역내 유입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전북 경제를 위해서는 서울에 영업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시중금융권의 수익은 서울로 보내지지만, 우리는 서울 자본을 끌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메우 크다”고 말했다.
▲다시 찾고 싶은 은행 도약
“전북은행은 도민 1인 1주 갖기 운동으로 탄생한 도민을 위한 은행입니다. 비록 영업력의 확장을 위하여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여기서 얻은 이익은 전라북도의 지역경제를 위해 쓰여질 것입니다”

김 행장은 “우리는 지역사회 공헌과 양질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
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찾고싶은 은행, 도민과 함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김은숙 기자myiope@

<박스>
취임 1년 전북은행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꼽는다면.
-올해 자산의 경우 직원들이 직접 정한 목표치인 9조 5천억원의 목표치에
근접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전년도 61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번
실적은 자산성장, 순이익도 좋았지만 여수신 Gap을 잘 조절하여 얻은 성과
이다. 전년도에는 명예퇴직비용, 컨설팅 비용등 특수요인이 많았는데요 실질
적인 작년 수익은 700억원 정도다.
▲리스크 관리
-2011년 총자산 12조원, 당기순이익 82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목표는 숫자일 뿐이다. 올 1월에 10억 이상의 모든 여신을 재심사했구요 지
금은 5억 이상의 여신도 모두 들여다보고 있다.

▲올해 가장 중점두고 분야
-카드 영업에 중점을 둔다. 아직까지는 유효회원수가 13만명에 불과하다. 전북, 나아가서 전국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 내년까지 유효회원수를 최대 3배까지 늘릴 방침이다.
‘JB CARD’는 도내에서 사용하기에 타카드사의 부가서비스에 비해 결
코 뒤지지 않는다. 수신연계 대표 신상품인 J+카드를 비롯해 주유, 교육, 쇼
핑부분의 특화상품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Need를 충족할 수 있도록
4월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도권 지역 지점 수 확대
-이번달 중 서초동지점을 열어 서울지역에 4개 지점을 갖출 계획이다. 여력
이 된다면 1개 정도 더 늘릴 수도 있다. 지방은행은 현재 도매영업에 치중
하다보니 4~5개 정도면 적당하다.
▲지역사회 공헌도
-전북은행은 이익대비 사회 공헌 활동 규모가 모든 은행 중에서 가장 크다.본부부서 및 각 지점 모두 정해놓은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을 찾아 매년 4번씩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살펴보면 (재)전북은행장학문화재단을 설립하고 각종 장학기금을 출연하였고 청소년음악회 ‘생생락페스티발’ 공연을 개최하는 등 학술?교육?장학사업에 앞장사고 있다.
또한 불우이웃돕기 및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 소년/소녀 가장돕기 호프데이 행사, 다문화 가정 친정나들이 행사 및 전북은행 임직원의 기증물품을 판매하여 수익금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 나눔바자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 및 공익을 위한 사업에도 정성을 보탰다.
각종 문화?예술?스포츠분야에도 참여하여 신년음악회와 전북은행장배 생활 체육 배드민턴대회, 새만금마라톤대회, JB 사랑나눔 작은음악회를 다수 개최, 도내 지역별 축제 및 예술행사 등에 전북은행이 함께 했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
-지역 상공인에 대한 금융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대출 심사절차를 대
폭 개선하고 서민금융지원시 ‘당일대출을 원칙으로 신속하게, 최소한의 서
류만으로 간편하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또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원규모 3,000억원을 한도로
개인 및 상공인을 대상으로‘서민 생활안정자금대출 특별지원’을 실시, 전
북은행은 은행권 최초(2007.7월)로 서민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여 그동안
3만7000여명에게 약 1,800억원이상을 지원했다.
특히, 전년도 11월초 ‘JB 새희망홀씨대출’을 출시, 제2금융권 보증
서대출 상품인 햇살론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로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권자,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다자녀가정, 부모부양자 등 취약계층에는 금리를
우대·지원하고 있다.

<프로필>
학 력 : 1980~1982 Yale대학 경영대학원 졸업(GM 장학금 수료)
1973~1977 서울대학 기계공학과 졸업
1969~1972 경기 고등학교 졸업

경 력 : 1979~1980 삼일회계법인
1982~1984 General Motors Corp.
1984~1989 June International Corp.(동부그룹 미국현지법인 사장)
1989~1997 대신증권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상무이사
1997~1999 WISE D.Base 사장
1998~2000 기업구조조정 위원
2000~2003 PAMA Group 서울 대표 (Prudential Asset Management Asia)
2004~2007 Meritz 증권 부회장
2008~2010 KB금융지주 사외이사
1999~2010 유클릭 회장
2010. 3. 19 전북은행 은행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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