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맞닥뜨리는 불합리한 구조를 다루려 했는데 여성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독립 혹은 성장으로 시선이 가더군요. 결국 우리 모두의 얘기일 수 있겠네요.”

연기 경력이 없는 장애인의 출연, 장애시설에서 일어난 실화를 각색, 세계 유수 영화제 초청 및 수상 등 숱한 화제를 낳은 영화 '숨(Elbowroom)’.

26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숨’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 감독 함경록과 주인공 박지원이 함께했다.

함 감독의 첫 장편인 ‘숨’은 장애인센터에서 영화강의를 하던 중 접한 얘기다. 2007년 방송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후 2009년 이사 및 원장이 혐의를 받으며 마무리된 김제 ‘기독교 영광의 집’ 사건이 그것.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수희가 어린 시절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성인이 돼 민수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건보다는 지나칠 수도 있는 사람에 치중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수희와 이를 둘러싼 각 시설의 대립… 그 답답함과 폭력성을 드러내고 싶어서죠.”

이는 한 사람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거리라고 판단, 가까이서 상반신만을 촬영하고 팔꿈치를 움직일만한 여지 즉 자유를 뜻하는 ‘Elbowroom’를 부제로 정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작품만큼이나 관심을 끌고 있는 박지원은 장애인센터 간사로 근무하던 차, 강사로 뽑혔다가 주연으로 거듭났다.

“하는 행동이나 체구가 수희와 닮아서 결정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다가 나중엔 얼굴만 봐도 이해할 정도로 통하게 됐어요. 장애가 장애가 되진 않더군요.”

박 씨는 대화 내내 두드린 태블릿 PC를 통해 “답답할 정도로 가까운 카메라도 불편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한편 건시네마가 제작하고 (재)전주국제영화제가 배급하는 이 영화는 9월 1일 개봉할 예정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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