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논개

논개는 기생이 아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조선의 난세에 의롭게 적장인 왜군을 끌어안고 함께 진주남강으로 투신한 의기(義妓)였던 의암 주논개.

이러한 논개를 헌정하는 무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제 44회 정기공연 ‘피처럼 붉은 꽃 논개’가 22일과 23일 오후 7시 30분 2차례 공연으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졌다.

첫 등장은 논개를 흠모하지만 멀리서 지켜만 봐왔던 청년이 백발의 노인이 되어 진주 남강을 찾는 그를 기억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주목됐던 노인의 등장이 눈여겨져봐졌다.

그러나 주인공은 논개도 아닌, 노인도 아닌 최경회를 중심으로 풀어졌다. 논개가 물론 주인공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극을 풀어가는 노인도 부각이 되지 못하고 스토리전개에만 주력하는 흐름이었다.

극에서 가난했던 어린 논개는 논개모와 함께 최경회 현감 집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나 현감 부인과 논개모가 죽자 논개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 죽은 현감부인의 유지를 받아 최경회의 곁을 모시겠다고 하지만 그 와중 왜국이 천화통일을 이루려 조선을 침략하고 칠년전쟁이 일어나 최경회는 상복도 벗지 못하고 왜적을 막는다.

극의 과정에서 논개와 최경회의 사랑을 부각되는 장면이나 나라를 위해 기생으로 위장해 논개가 진주남강에 왜장을 끌어안고 청춘을 던지는 클라이막스 장면이 다소 허무하게 비쳐졌다.

논개가 주인공이지만 극의 비중이 적은 점이 아쉬웠고 기생들을 유린하는 장면은 전체관람가로 관람하기에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이기도 했다. 또 수많은 조명들이 번뜩이는 무대장치가 오히려 극적인 효과를 저해하기도 했다.

운영면에서는 공연의 진행 과정에서 무전기 소리가 두세차례 직접적으로 들렸으며 출연진 가운데 다음 무대를 위해 퇴장하는 암전의 과정에서 이야기 나누거나 잘못 등장한 병사가 다시 퇴장하는 등의 실수는 아쉬웠다.

그러나 줄거리적인 면에서는 기승전결이 뚜렷이 구별되는 이야기 구조와 구성의 흐름은 자연스러웠으며 작창으로 풀어진 판소리가 극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전체적으로 대규모 출연인원으로 스케일이 큰 장면보다 장면 장면에서 판소리로 풀어가는 한국음악의 풍미를 담아낸 무대였다. /송근영기자·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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