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부시사를 지낸 전희재 경주사업본부장은 전북 스포츠가 한 단계 비약하는데 숨은 1등공신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경륜․경정사업은 경마와 비슷하다. 경마가 말이라면 경륜은 사이클이고, 경정은 모터보트다.
전희재 경주본부장은 경륜과 경정사업을 총 책임지고 있다. 전 본부장은 스포츠를 통해 고향을 돕고 있어 다른 출향인사와 확실히 구분되고 있다. 전 본부장은 전북에서 고위직에 있다 전북을 떠나면 그것으로 끝인 인사들과는 한 참 거리가 멀다.
전 본부장은 전북을 너무 챙기고 있어 타 지역 이사들로부터 견제를 받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본부장의 고향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도민 대다수는 정부가 직접 무주 태권도공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는 전 본부장이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돈이 투입되고 있다.
특히 전 본부장은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전에서 전북이 종합9위를 지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 본부장은 올해 여자축구를 창단해 연고를 전북으로 했으며 남자 일반 카누도 전북으로 연고를 했다.
이번 체전에서 전북이 대구와 막판 9위를 놓고 싸워 149점 차이로 9위를 수성했다. 체육진흥공단의 여자축구가 창단돼 1회전을 통과한 점수가 189점이다. 여자축구가 없었다면 9위는 어려웠을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체전에서 펜싱, 여자축구, 카누서 706점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3일 경륜과 경정을 총괄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본부의 수장으로 취임한 전희재 본부장.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전주 부시장을 역임하는 등 29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활약해온 그가 이제는 대한민국 체육복지를 위해 새로운 꿈을 펼치게 된 것이다. 주말에는 광명 돔경륜장, 주중에는 미사리경정장으로 쉴 새 없이 뛰어 다니는 전희재 본부장의 사업운영 포부와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는 펜싱, 카누, 여자축구, 사이클, 마라톤 등 실업 팀 5개가 있는데 이중 전북을 연고로 한 팀이 3개나 됩니다.

실업팀 5개 중 3개가 전북을 연고로 하고 있어 타 지역에서 차별하고 있다고 난립니다. 올해 창단한 여자축구마저 전북을 연고로 했으니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지요. 제가 취임하기 전까지 펜싱이 전북을 연고로 전국체전을 뛰고 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여자축구와 카누가 전국체전에서 전북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3개 팀이 전북을 연고로 하다 보니 타 지역에서 형평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계속 연고지를 바꿔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본부장을 하고 있는 한 연고는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수영 다이빙 팀을 창단하는데 연고지를 두지 않을 계획입니다.
다이빙을 창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연고지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부작용을 줄이려는 전 본부장의 생각이다.

-올해 여자축구 팀을 창단해 체전에 나섰습니다. 1회전을 통과하고 2회전에서도 우승 팀과 선전했습니다.

올해 초 여자축구를 창단했습니다. 팀을 창단하면 연고지가 있어야 하는데 충남의 한 단체장이 공약사업으로 여자축구단 창단을 약속해 많은 구애가 있었습니다. 대구에서도 연고지로 하려 했으나 전북으로 결단을 내렸지요.
창단식을 갖고 가장 먼저 우리 선수단이 전주에서 지역 여자축구 선수들을 위해 지도와 물품 지원을 해주는 행사를 가졌고, 전지훈련은 무주에서 가졌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지도와 지원을 받은 삼례중앙초등학교가 전국대회서 준우승을 했다고 학교 측과 전북축구협회 관계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 축구단에는 한별고 출신도 있습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 브라질에 직접 가서 외국인 선수 2명을 스카우트 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와 다른 경기력을 보여 줄 겁니다. 그러면 전국체전에서도 올해보다 보탬이 될 겁니다.

-전북도 국제대회를 유치해 부족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전북은 체육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고 노후화 됐습니다. 광주의 예를 들어볼게요. 광주는 하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해 이 대회에 맞는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들은 한 발 더 나가 민간 기업인 기아 타이거스 야구장을 짓는데 U대회를 끌어들여 정부 지원을 받았습니다.
전북도 스포츠 마인드를 새롭게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도민들은 각종 언론과 매체를 통해 고급스런 스포츠 시설을 원하고 있는데 지자체는 아직도 도민들의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단이 전북에 지금까지 지원한 예산이 900억원에 달합니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축구장 인조구장 건설 등에 투입됐지요. 더 많은 예산을 전북에 주고 싶어도 전북에서 대회가 있어야 하고 구체적인 사업이 있어야 합니다.

-올해 체육진흥공단이 전북에서 한 행사는 무엇입니까.

내년 부안에서 열리는 제7회 전국해양스포츠 제전이 있습니다. 전북도로부터 체육진흥공단의 협조가 있으면 유치하기 원활하다고 하기에 적극 협조했고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내년 부안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우리 공단에서도 일정부분 지원이 있을 겁니다.
지난 9월 군산 비응항에서 열린 경정대회는 새만금을 알리는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이날 도민들은 경정을 처음 보신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또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입니다. 앞으로 2000억원이 더 투자돼 내년 완공될 것입니다. 하지만 태권도공원이 완성되면 전북의 몫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운영은 태권도진흥재단에서 하게 되는데 전북 인사는 한명도 없지 않습니까. 태권도진흥재단에 전북 인사가 참여해 운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9월 새만금 비응항에서 2011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모터보트대회 및 새만금 수상레저 축제를 열었습니다. 보람을 느끼셨을 텐데요.

수상레저 축제가 지금까지 경상도 쪽에서 많이 열리고 전북에서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동북아 경제 중심지의 비전을 가진 새만금을 알리기 위해 새만금 내측에서 열기로 전북도와 합의 했는데 여건상 비응항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김 본부장은 여건상 비응항에서 열렸다고 했으나 사실 모터보터는 파도가 잔잔한 새만금 내측에서 열렸어야 했다. 그러나 농어촌진흥공사의 반대로 비응항에서 열렸다. 김 본부장은 기관 간 비협조를 여건상으로 말을 돌린 것이다.
새만금은 세계적인 관광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이지만, 아직 관광 인프라 등이 크게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수상축제가 새만금의 인지도와 관광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 국가 공익사업 경륜․경정을 책임지신 후, 11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업을 이끌어 가시면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1994년부터 페달을 밟기 시작한 경륜, 2002년 출범한 경정은 이제 명실공히 국가 공익사업으로 정착했습니다. 이제 경주사업은 더 큰 도약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에 와 있다고 봅니다. 이 시기에 경륜과 경정을 아우르는 사업본부를 이끌게 되어 강한 의욕을 느끼는 한편으로 책임감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륜의 스피돔과 경정의 미사리경정장은 단순한 베팅공간이 아닙니다. 스포츠 레저와 문화예술, 레포츠를 즐기는 스포츠 문화의 메카로서 기능해야 하며 이러한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추진방향도 적극적이고 다소 공격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행하는 경주사업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국민체육진흥기금 수익을 늘려 체육복지 환경을 만들고 결과적으로는 시민들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이 우리 사업의 '본래 임무'입니다. 그 동안 경륜․경정사업은 4조원을 훨씬 넘는 세금을 납부하면서 지방재정에 기여해 왔고 경륜사업의 경우 출범이래 체육진흥기금등 공익기금으로 환원한 수익금이 1조1,000억원을 넘봅니다. 그러나 체육진흥기금의 수요는 증대되고 있지만 국가 체육예산은 정체되어 있어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체육기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경영의 효율성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사업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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