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 중 3명이 전공할 정도로 음악이 일상인 집에서 자라, 바이올린과 첼로를 켜다가 미술로 전향했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어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겨우 졸업했으나 파리8대학 조형미술과에 입학한 뒤론 자신만의 화풍에 매달렸다. 회화를 중심으로 흙으로 빚은 도자와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 마리오네트를 오가는 ‘자유로움’이 그것.

괴짜 화가 혹은 털보 화가로 불리는 김충순(55)이 또 한 번의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24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진행, 미술과 음악 그리고 해설이 곁들어질 27번째 개인전을 통해서다. 전시 때만 되면 여전히 떨린다는 김 화백을 22일 작업실에서 만났다.

“기독교인으로서 나름의 신앙을 담은 성화가 절반이고 꽃, 악기, 여자가 등장하는 기존의 스타일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합니다. 도자도 몇 점 곁들일 거고요.”

성경구절을 형상화한 기존 성화와는 달리 스스로의 감흥을 표현하는 한편, 무표정하거나 인상을 쓰고 있던 여성은 웃을 듯 말 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법의 경우, 화폭 가운데에 도기를, 가장자리에 한지를 붙인 게 대부분인데 높이를 맞추고자 종이를 구겨 넣은 뒤 한지를 접착, 그림을 그리는 등 손이 많이 가서 더 남다르다고.

더불어 전시 기간 동안 480×120cm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이에 대해 “도립미술관 기획전에서는 800cm 크기를 무계획으로, 밑그림 없이 2주 만에 완성했다”면서 “잘 알지 못하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역시나 연주. 전공을 꿈꿀 정도로 능숙하던 손짓이 더뎌지긴 했어도 이 정도는 무리 없다는 그의 바이올린과 아내의 피아노, 전주카톨릭교구합창단 4명의 노래가 어우러진다.

"공연을 하다가 작품 얘기도 하고…편안한 자리가 될 겁니다. 해설과 음악이 있는 전람회 쯤 될까요?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거, 배운 거는 죄다 써 먹을 참입니다.”

연주는 매일 오후 5시 30분에 열 예정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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