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리그 우승과 AFC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팀인 전북현대가 ACL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예선 마지막 경기서 일본 가시와 레이솔과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후반 두 골을 내주며 태국 부리람을 이긴 중국 광저우 헝다에게 밀려 고개를 숙였다. 전북현대는 K리그에서도 6위를 달리고 있다. 전북현대의 문제점을 두 차례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편집자

전북현대는 15일 ACL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중앙 수비수인 조성환이 경고누적, 임유환은 부상, 심우연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뛸 수 없게 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인 김정우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다.
결과는 0-2패배로 ACL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후반 첫 골을 내준 상황은 이날 중앙 수비수의 뼈아픈 실책에서 시작됐다.
닥공2를 완성하기위해 거액을 들여 영입한 공격수가 중앙 수비수로 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포지션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선수가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일은 아주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경기는 올 시즌 초반 전북현대의 모습과 똑같았다.
전북현대는 시즌 초반 중앙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공격수인 정성훈을 수비로 돌렸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광저우와 가시와에 5-1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겪었던 전북은 이날 경기에서도 시즌 초반과 같은 중앙 수비수가 없다며 최고의 몸값을 들여 영입한 김정우를 중앙 수비로 돌렸다.
전북현대는 시즌 초반 충격적인 패배의 경험을 하고서도 또 공격수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워 실점의 빌미를 뒀다.
전북현대로서는 경고누적과 부상으로 중앙 수비수가 없어 고육지책으로 김정우를 수비로 내세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마추어도 아니고 프로구단이 선수부상으로 두 달 넘게 중앙 수비수를 바꿔가며 경기에 나선 것은 모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주축 수비수들이 빠졌을 때 몇 가지 대안을 마련해 훈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동국, 에닝요가 공격 일선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못해 중원싸움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상대팀이 이동국과 에닝요만 적절히 마크하면 전북의 공격은 막히는 셈이다. 전북은 빠른 공수연결이 안됐고 가시와는 중앙 수비수를 시작으로 중원을 장악했다.
공수전환에서 뒤진 전북은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동국과 에닝요의 공격루트는 벌써 3년째다 보니 상대 팀에게 읽힐 수밖에 없다.
전북은 이 같은 현상을 대비하기 위해 거액의 몸값을 주고 김정우를 영입했다. 김정우는 중거리 슈팅도 좋고, 미드필더 장악에도 절대적인 선수이다. 이런 선수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운 거나 초반 정성훈을 돌린 것은 프로로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골키퍼의 불안도 여전히 숙제다. 공중 볼에 약한 골키퍼는 최은성을 영입하기까지 이르렀다.
ACL탈락으로 충격을 받은 전북현대 팬들은 스피드가 지난해보다 현격히 줄어든 공격수, 땜질식 수비, 불안한 골키퍼로 더 큰 걱정을 하고 있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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