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올해 AFC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에서 보여준 정성훈, 김정우와 같은 공격수를 중앙 수비수로 돌린데 대해 강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앙 수비수인 조성환과 임유환 등 몇몇 핵심 수비수에 기댄 팀 운영 방식이 논란이다.
시즌 초반 전북은 중앙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최전방 공격수인 정성훈을 중앙 수비수로 돌렸지만 광저우, 가시와에 1-5패배라는 충격적인 실패의 맛을 봤다. 전북은 이후 조성환 등이 복귀하며 정상을 찾았으나 이들의 부상과 경고누적으로 중앙 수비수가 시즌 초반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김정우가 중앙 수비수로 나서 가시와전 전반까지는 잘 막아냈지만 후반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단초역할을 했다.
김정우는 정성훈이 겪었던 심적 부담을 갖게 될 수밖에 없어 그렇잖아도 자기 포지션에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슬럼프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 정성훈은 시즌 초반 심적 부담이 가시와전에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보였다.
축구 전문가들은 “공격수는 바꿀 수 있지만 중앙 수비수는 부상이 아니면 바꾸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전북현대는 중앙 수비수들이 없다며 공격수들을 중앙 수비수로 출전시켜 이들에게 부담을 주었을 뿐 아니라 언제라도 출전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후보 수비수들에게 상처만 남겼다.
특히 전북현대는 일본에서 뛰던 수비수 이강민을 영입했으나 무슨 이유인지 경기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또 전문 수비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지난 부리람 원정경기서 상대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기량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김재환은 아무런 부상도 없는데도 2부에 내려가 있다.
중앙 수비수 자원이 있음에도 이들 대신 공격수를 수비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강민 등 벤치멤버인 수비수들이 아무리 단점이 많아도 공격수가 수비로 나서는 것 보다는 훨씬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고, 실점으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다.
전북현대가 시즌 초반의 쓰디쓴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두 달도 안 돼 또 시즌 초반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ACL16강 진출실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벤치 신세를 지고 있는 수비수들과 달리 올해 고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김현은 K리그에 출전시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현을 과감히 투입했듯이 벤치 신세를 지고 있는 수비수들도 경기에 나서도록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닥공2를 아무리 강조해도 몇몇 수비수들에만 치중된 전북현대의 수비는 이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필패 공식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홈 팬인 A씨는 “전북현대는 박지성을 영입해 수비수로 써야 하느냐. 전북현대는 전북바르샤라는 말이 있다”며 “전북 2진은 타 팀 1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2진을 효과적으로 쓰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북현대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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