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의 전북체육계에 대한 장기적인 수사와 도교육청의 집중적인 감사가 전북선수단의 사기저하로 이어져 제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성적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지적이다.
29일 폐막한 소년체전에서 전북선수단은 금16, 은10, 동30개 종합순위 13위라는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도내 체육계는 지도자들의 사기저하가 전북체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전북체육의 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전북체육을 진단한다.

전북은 지난해 15위보다 두 단계 상승했지만 전북경찰의 도체육회와 산하단체 전무 등을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번 소년체전에서 한자리수 성적 향상 동력에 제동이 됐다는 것이다.<관련기사 13면>
전북경찰은 지난해 전북도청 레슬링 감독 수사를 시작으로 도체육회가 지원한 훈련비, 출전비 등을 집중 수사했다. 두 달 전에는 사격과 관련해 사상 처음으로 도체육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최근에는 우승에 따른 인센티브를 많이 받은 종목 감독까지 불러 조사했다.
경찰 조사를 받았던 A감독은 “경찰 수사 받으려고 금메달을 따낸 것은 아닌데 아이들보기가 부끄럽다”면서 “평생을 전북체육에 헌신하고 교사에 대한 명예를 가지고 살아왔는데 죄인취급을 받으니 그동안의 열정이 헛것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인센티브로 조사를 받은 종목 중에는 이번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아 전북체육 지도자들의 사기가 얼마나 저하됐는지 알 수 있다. 이 지도자의 말은 현재 도내 체육계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경찰 조사를 받았던 B지도자는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죄를 받겠다. 또 언제 부를지 불안한 상태서 제대로 훈련을 시킬 수 있겠느냐, 피해는 선수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나와서 자살을 하는 심정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소년체전 지도자는 수사대상에 없다”고 말했지만 도체육회 전무이사는 소년체전 해당 종목 총감독이고, 일부 감독들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직접 소년체전에 출전했다.
또 도교육청의 감사도 전북체육 성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도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청렴도 조사결과 14위라는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은 후 청렴취약분야로 나타난 운동부에 대해 집중적인 감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았던 C학교는 6월부터 감사가 예정돼 있어 자료준비 등으로 소년체전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전국체전을 대비해 선수 기량향상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영입비, 훈련비 등을 가로챈 부분을 조사하고 있어 수사는 끝나봐야 안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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