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어머니는 각별하다. 서예가 임성곤에게도 어머니는 그런 존재다. 없는 살림을 살뜰히 이끈 새댁시절부터 홀로 되시고도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시는 현재까지 의 단상들이 서예로 형상화된다.

아그배 갤러리(관장 고금순)가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죽봉 임성곤 개인전 '마음의 여유’를 마련한다. 초대는 2일 오후 5시.

서예 관련 전시와 체험을 진행 중인 아그배 갤러리의 네 번째 초대전으로 김제에서 태어나 효봉 여태명 등에게 사사, 전북서가협회 부회장과 우석대 평생교육원 교수, 죽봉서예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성곤이 선정됐다.

4번째 개인전의 주제는 ‘마음의 여유’. 유독 어머니에 관한 글귀가 많다. ‘어머니 당신의 뱃속에/열 달 동안 세들어 살고도/한달 치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라는 시구를 통해 자식을 빚쟁이로 표현한 신천희의 시 ‘외상값’, 품에 안겨 잠들고픈 바람이 담긴 용혜원의 ‘행복한 날’ 등.

“원래 생각한 주젠데, 서적이나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자료가 없더군요. 그래서 폭을 넓혀봤습니다. 어머니가 마음의 여유이기도 하고, 관람객들도 안식을 찾길 바라니까요.”

작품은 한글과 한문, 문인화로 모두 36점이다. 지난해 연 두 차례 개인전과 차이를 두기 위해 작품성을 강조한 대작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어디든 걸어놔도 어울릴 만한 소품을 준비했다.

종이에도 변화를 줬는데, 흰 종이에 커피를 흘려 얼룩무늬를 만든다든지 검정 종이에 락스를 발라 탈색하는 식이다.

그는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글씨만은 정통을 고수하려 했다”며 “다음 전시는 10여년의 수련을 거친 뒤 성대하게 열고 싶다. 일단은 한글서체의 기초부터 고급까지 풀이한 교재를 완성하는 데 매진할 터”라고 덧붙였다.

고금순 관장은 “서예 동료로서 20년을 지켜봤다. 모든 면이 고르게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도 한글이 특색있다”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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