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한옥으로 기억되곤 한다. 기차로 가면 한옥형 역사를, 고속버스로 가면 기와로 된 ‘호남제일문’을 마주한 뒤 한옥마을로 향하기 때문이다.

1977년 보존지구로 지정된 ‘전주한옥마을’은 700여개의 한옥이 모인 곳. 타 지역과는 달리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한옥이 주는 고즈넉함과 함께 음식점, 숙박업소, 문화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전주한옥마을의 면면이 한지에 담긴다. 한지산업지원센터(센터장 정창호)가 7일부터 9월 4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기획전 ‘한지, 한옥마을 담다’를 마련한다.

‘2012년 전북 방문의 해’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방문객들에게 전주를 알리기 위한 자리로 대표적 콘텐츠인 한옥과 한지를 활용한 것.

참여작가는 김도영(한국화)과 정인수(펜화), 최만식(판화), 최인수(수채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화가 4명이며, 작품에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문화재와 막힘없이 흐르는 물길, 오밀조밀하고 정겨운 골목길이 자리한다.

김도영의 ‘한옥-ㄱ,ㄴ,ㄷ’은 ‘ㄱ’과 ‘ㄴ’ ‘ㄷ’ 형태인 한옥을 따로 또 같이 담았다. 반듯하고 정갈한 느낌을 살리는 한편 숯, 황토, 분채와 같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펜화와 라쿠, 크로키, 수채화를 오가는 정인수는 펜화를 내놨다. 얇디얇은 촉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마을은 흑백이라 더 운치 있다.

최만식은 무수히 지나쳤을 법한 ‘돌담’을 조명한다. 구성물인 흙과 돌, 기와가 갖는 색감과 까칠한 촉감은 다름 아닌 실크스크린(공판화 기법)을 통해서다.

최인수는 향교와 풍남문, 한벽루, 전동성당을 그렸는데, 모두 설경이다. 온고을을 덮은 새하얀 눈은 연일 37도를 기록하며 무더위를 겪고 있는 관람객들에게 시원함을 줄 법하다.

정창호 센터장은 “전주는 한옥과 한식, 한지 등 전통생활양식의 근간이자 가장 한국적인 문화들을 갖고 있다. 그 중 한옥과 한지를 통해 후백제와 조선시대, 근대의 문화재를 조우하는 동시에 소박한 우리네 삶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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