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요? 제가 살던 고향이죠. 모든 동물에게 회귀본능이 있듯 저 또한 돌아왔습니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서양화가 안창표(50)가 고향인 전주에서 첫 전시를 연다. 무려 31년만이다.

“아버지는 황해도 이주민들이 모여 사는 완주군 이서면 출신이시고, 어머니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셨으니 두 곳 다 연고지죠. 여기선 고등학교까지 마쳤는데,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늘 그립더군요.”

7일부터 12일까지 교동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2012 안창표’는 그간의 화업을 통트는 자리. 지역민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만큼 소품과 대작,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다채로운 작품 34점을 마련했다.

소재는 6년 전부터 해 온 ‘장독’인데, 어릴 때부터 봐와 잘 알고 있는데다 한국적인 느낌이 강해 택했다.

그는 “과거부터, 빈번하게 사용돼 온 소재지만 다른 관점으로 풀어봤다”며 “본래의 이미지보다는 정신성 혹은 추상성을 부여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장독은 남다르다. 화면 가장자리로 밀려나 보조적인 요소로 전락하거나 꽃, 빗물과 같은 추상적인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 커다란 우추 천체에 비유, 갖가지 형상을 담기도 한다.

“장독을 새로이 접근해야죠. 무궁무진하거든요. 새로운 작품 가지고 또 찾아뵙겠습니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전통과 현대 내지 사실과 추상의 교묘한 병립 및 조화를 시도하고 있다. 추상을 통해 사실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했다.

전주 출생으로 대구 계명대와 같은 대학원 미술학과를 마쳤다.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거쳤으며 현재 계명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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