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질 대로 흐드러진 빨갛고 하얗고 노란 꽃들 사이로 곱디고운 나비가 날아든다. 날개를 뾰족이 세운 채 꿀을 탐닉하는 나비를 보노라면 전시장이 아닌 숲 속 어딘가에 서 있는 듯하다.

이렇듯 실제를 방불케 하는 그림의 기법은 바로 공필화. 중국에서 이를 전공한 작가가 정통에 입각한, 완성도 있는 공필화를 선보인다.

송문석이 23일부터 2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홍익대와 같은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 북경 중앙미술학원 진수과정 및 석사연구생(공필화조 전공)을 거치면서 공필화의 매력에 빠져든 그가 이 화조의 진면목을 펼쳐 보이는 자리다. 담채 위주의 수묵화가 대중화된 우리나라에서 채색 위주의 공필화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하다.

공필화는 사물과 풍경을 공들여, 세밀하게 채색하는 기법으로 장식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송 화백의 경우, 실험성이나 변화를 배제한 채 화풍 고유의 느낌을 살리는데 주력한다. 꽃과 학, 까치, 나비, 봉황, 소나무 등 한국의 고유 상징물이나 동식물을 색과 형상을 다스리는 필치와 금욕적인 절제미로 풀어낸다. 작품 안 형상에서 드러나는 운율감은 한 편의 시를 읽듯 문학적이다.

전시 관계자는 “형식과 내용, 소재, 표현을 통해 지향하는 건 바로 사유와 서정, 시적인 감수성이다”며 “이렇듯 전통을 지향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기화하려는 노력은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