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영원한 주제 ‘사랑’. 그 범주에는 젊은 남녀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중년 부부의 익숙해서 더 좋은, 실연의 아픔을 지닌 이들이 조심스레 시작하는 사랑이 포함되어 있을 터다. 이 연극에도 특별한 사랑이 존재한다. 바로 싱글맘의 사랑이다.

재인촌우듬지가 11일부터 3월 31일까지 금 오후 7시 30분, 토 3시 30분․7시 30분, 일 오후 3시 30분 우듬지 소극장에서 연극 ‘내 눈에 콩깍지(작․연출 김영오)’를 올리고 있다.

2010년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오래전 애’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서울 대학로에서 소개돼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전주에서 상연, 연말연시의 따스함을 더했다. 새해에는 석 달 간 주말극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혼자서 아들을 키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싱글맘 우경은 4살 된 아들을 처음으로 캠프에 보내고 두려움과 허전함에 눈물을 흘린다. 하필이면 이때 다시 만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손님이 찾아온다.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허둥대던 그녀는 손님에게 아들의 존재를 숨겨야 한다는 걸 깨닫고 당혹감에 거짓말을 꾸며대지만 거짓말은 꼬이고 꼬여 우경을 더욱 곤혹스럽게 할 뿐이다.

꽃다운 청춘들의 통통 튀는 로맨스 대신 각자의 사연을 짊어진, 조금은 철이 든 청춘들의 로맨스를 택해 사랑의 명과 암을 모두 보여주고 사랑 나아가 인생을 보여주는 게 특징.

작가는 “그를, 그녀를 사랑하기 전까지 그토록 넓었던 세상이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와 그녀 만큼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그와 그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성공할 수도, 아픔만 남기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힌 후 “순수한 사랑에 관한 소재를 찾다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을 떠올리게 됐다. 쉽지 않은 길을 택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이야기하다보면 비틀어진 시각이 조금은 바뀔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2만 원. 282-1033./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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