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전주 일가족 살인 사건과 관련, 이들 가족 명의로 30개가 넘는 보험계약과 공시지가로만 2억이 넘는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피의자 박모(25)씨의 살인동기가 재산을 노린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박씨가 부모와 형을 살해한 뒤 증거인멸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인 외삼촌(42)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가족 살인 ‘돈 때문?’ =경찰은 박씨가 부모의 재산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 금융당국에 보험가입 여부 등을 의뢰했다. 그 결과를 5일 회신해보니, 가족 자살로 판명됐을 경우 박씨가 받게 되는 재산은 가족명의로 된 보험과 부동산 등이었다.

우선, 가장 큰 액수는 부모와 형의 명의로 가입된 보험금이다. 전체 보험계약 건수는 32건으로, 월 보험료가 최소 6000원부터 50만원대까지 모두 300만원이나 됐다. 사망시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은 25억원에 달했다. 보험금 수령자가 박씨로 계약된 게 1건이었지만, 대부분 법적상속인으로 명시돼 모든 보험금이 유일하게 생존한 박씨의 것이 될 수 있었다.

부동산도 전주시 송천동에 있는 콩나물 공장 부지와 전남 함평에 있는 밭 등이 박씨의 아버지 소유로 있었다. 공장부지만 1413㎡(428평)로 실거래 가격이 6억 4000만원이었고, 공장 부근 논도 203㎡(61평)로 공장부지와 비슷한 공시지가로 비교하면 실거래 가격이 6억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전남에도 면적1557㎡(470평)의 밭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살해된 일가족이 자살로 판명됐을 경우에 박씨가 받게 될 돈이 최소 40억 가까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밝혀지지 않은 은행 예치금까지 합할 경우 5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돈을 노려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박씨는 “가정불화가 심했고, 사기를 당해 가정형편도 어려웠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정확한 살인 동기를 조사 중이다.

▲가족 살해시도 또 있었다 =박씨가 가족을 살해하려한 시도가 한 차례 더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 덕진경찰서 관계자는 5일 “작은아들 박씨가 지난달 중순에도 연탄다스를 이용해 부모를 살해하려 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중순께 베란다와 작은방 사이의 벽을 뚫고서 연탄가스를 주입해 중독사 시킬 계획이었지만, 벽이 뚫리지 않는 바람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앞서 지난달 8일에도 부모가 귀가한 뒤 잠을 자고 있는 순간에 보일러 연통을 뜯어내 질식사시키려 했으나 매캐한 냄새에 깨어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증거인멸 도운 경찰 외삼촌 =박씨가 가족을 살해한 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하는 과정에 경찰관인 외삼촌과 친구들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A 경사는 지난달 30일 119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된 조카 박씨를 만나러 갔다가 범행 사실을 알고, 병문안온 박씨의 친구 3명에게 현장의 유류품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경사는 “조카가 형이 시켜서 가족을 살해했다고 말했는데, 남은 조카가 딴 마음먹고 어떠한 행동을 할지 몰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조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A 경사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조사 중이다.

▲사이코패스 가능성 낮아 =박씨가 인격장애 증상을 보이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박주호 범죄심리분석전문가(프로파일러)는 5일 오전 박씨를 상대로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 등을 실시해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했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40점 만점에 24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진단되지만, 박씨는 24점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돼 사이코패스는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박 프로파일러는 “피의자 박씨를 상대로 한 인격장애 검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아는데, 일반인 보단 높은 수준인 10점 초반대로 예상돼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현재 심각한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프로파일러는 “피의자 자살충동 지수가 100점을 넘고 있어 극도의 심리적 불안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만기자·na1980@, 문용식기자·buk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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