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관광의 중심인 전주 한옥마을이 야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빈약해 관광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경기전까지 야간에 개방을 하지 않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옥마을을 찾는 야간 관광객들을 위해 동문사거리와 동부시장 인근에 야시장 개설과 같은 볼거리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전주시에 따르면 한옥마을의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경기전에는 주말 기준 3000~4000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경기전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개방하고 있다.

한옥마을에서 숙박을 하거나 야간에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해가 지면 경기전을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이 문을 닫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휴가를 이용해 전주를 찾은 이모(26·여·성남)씨는 “금산사 등을 관광하고 한옥마을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고 찾아왔는데 경기전도 문을 닫고 대부분 음식점만 열려 있어 아쉽다”며 “저녁을 먹은 후 한옥마을 주변에 산책이나 구경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주시는 경기전을 주말이나 행사철에 한시적으로 야간 개방을 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들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문화재 보호와 관리 문제로 야간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전통문화과 관계자는 “경기전은 일반 시설이 아니라 국보인 어진이 모셔져 있는 곳으로 문화재 보호를 위해 야간 개방은 어렵다”며 “현재도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번잡한 행사는 자제하고 되도록 개방을 최소화해 운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전과 달리 서울의 경복궁은 1년에 2번 야간 개방을 통해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도 5월과 10월에 각각 5일씩 야간개방을 해 야간에만 2만 명에서 3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큰 호응을 얻었다.

상시적인 야간 개방이 아니고 행사나 계절적인 수요에 맞춰 한시적으로 개방함으로써 문화재 보호와 관광 수요 모두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복궁 관리소 관계자는 “문화재보호와 관리, 인력 등의 문제로 장기간 야간 개방은 하지 못하지만 1년에 두 번 정도 짧게나마 개방을 하고 있다”며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지만 문화재에 대한 의식이 높아 관리도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옥마을의 빈약한 관광 콘텐츠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옥마을은 문화시설보다는 각종 음식점과 주점, 커피숍 등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지나치게 상업지구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남부시장이나 동부시장, 동문사거리 일대와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야시장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지난 2012년 문화관광형 조성사업의 하나로 동문상점가 내 동문문화센터 인근에 야시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으나 부지 매입 문제로 사업을 취소한 바 있다.

반면 남부시장 상인회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년 창업과 야시장 프로젝트 등을 추진중이며,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하는 25일과 26일에는 야시장을 개최할 예정이다.

도내 A대학교 교수는 “한옥마을에서 숙박을 하는 관광객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한 야간 볼거리나 체험거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공연이나 향토특산품 등 전주의 특색을 살린 야간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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