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빈집만을 골라 금품을 훔쳐온 2인조 빈집 전문털이범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남원경찰서는 9일 전국 각지에서 빈집털이 수법으로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이모(46)씨 등 2명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월 22일 낮 1시 30분께 남원시 금동 한 주택에서 집주인 곽모(62)씨가 집은 비운 틈을 노려 저금통으로 쓰인 LPG가스통(20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빈집털이를 하는 수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50차례 걸쳐 6억 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1개 지역에서 한번만 절도를 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수법으로 2박3일 범행원정을 나섰으며, 하루 평균 2~3차례 절도 행각을 벌였다.

한 지역에서 한곳만 절도를 하다보니 범행 반경이 ‘전국구’였다. 이들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은 물론, 강원, 충청, 영∙호남 등 전국을 돌며 CC(폐쇄회로)TV가 설치되지 않은 방범시설이 취약한 주택가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들이 범행 꼬리를 잡힌 건 다름아닌 주차된 차량에 설치된 차량용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 였다. 남원에서 절도를 했을 당시 곽씨의 집주변을 배회한 장면과 담을 넘는 장면이 그대로 녹화된 것이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 전문 절도범의 소행인 것으로 판단하고 유사 사건 자료를 취합, 그 중에 익산과 충북 청주 지역에서 발생한 빈집털이 사건을 통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이씨를 특정했다. 통신수사 등을 통해 이들이 전국을 돌며 범행을 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뒤 3개월간 추적이 이뤄졌다.

이들은 이달 7일 낮 12시 40분께 강원도 춘천시 운교동 김모(74)씨의 집에서 금반지와 가방을 훔치던 중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강∙절도로 전과가 12범인 이씨는 1996년 부산교도소에서 복역할 당시 알게 된 김모(46)씨와 범행을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익 남원경찰서 수사과장은 “이씨 등을 상대로 추가 범행 및 장물 처분 처리방법 등에 대한 수사를 세밀히 진행하고, 장물범에 대해서도 사법처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승만기자∙na1980@, 남원=김수현기자·ksh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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