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격동의 세월을 살다간 어머니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단장 송재영)이 3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46회 정기공연 ‘어매아리랑’을 올린다.

창작창극 ‘어매아리랑’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계속된 근대화의 물결을 몸소 겪은 여인의 실화. 창극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근․현대기를 택해, 모든 면에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다.

일단 악극을 차용해 국악은 국악답게, 트롯은 트롯답게 각각의 맛을 살린다는 입장이다. 무대의 경우, 시골마을의 한 때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영상을 활용, 전쟁의 혼란과 시대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주요배역인 어머니 봉산댁은 35세부터 60세까지 20여년을 소화해야 하는데 박동진명창․명고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자 창극단 막내인 최현주를 선정해 젊은 예술가가 그리는 어매를 만날 수 있다. 아들 서희도 역 송재영과 훗날 인연을 맺는 최부자 역 이충헌을 비롯해 영천댁은 김세미, 며느리는 배옥진, 갑수는 고양곤이 맡는다.

최현주는 “아이를 낳아서도 그렇지만 어머니가 생각나서 연습 내내 눈물이 난다”고 소감을 밝힌 후 “중앙에서 활동 중인 창극주연배우에게 두 달간 지도를 받아 출연진 모두 연기 면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작 및 작창은 송재영 단장이, 대본은 박성환 국립창극단원이, 연출은 주호종 목원대 교수가 맡는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전라도 임실 산골 마을에 사는 봉산댁은 전쟁으로 인해 아들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다. 폭탄이 쏟아져 6살짜리 아들 진수를 잃어버리고 끝내 이산가족이 된다.

전쟁이 끝난 후 봉산댁은 최부자 집 품삯을 받으며 바느질일을 하게 되고 술에 취해 쓰러진 그를 부축하며 둘 사이 연정이 싹튼다. 최부자의 아들까지 갖게 되자 질투 많은 최부자 처와 며느리는 주인공을 학대한다.

한편 잃어버린 아들은 서희도란 이름의 파랑새악극단 가수다. 주막을 운영하는 봉산댁의 오빠가 조카를 알아보고 동생에게 얘기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오해가 발발, 또 한 번 어려움을 겪는다.

세월이 흘러 봉산댁은 아들을 만나지만 어릴 적 굽은 새끼손가락이 정상인 걸 보고 아들이 아니라며 헤어진다.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송 단장은 “어버이의 날을 맞아 어머니를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히 7080세대는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슬픈 내용이지만 볼거리도 많고 해학적인 요소도 많다. 무엇보다도 전통과 현대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잘 어울리도록 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120분. 무료. 290-5539./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