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발언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1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1888.31보다 37.82pt(2.00%)내린 1850.49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며 양적완화에서 벗어나는 출구전략 계획을 밝혔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연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지만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국인들이 10일 거래일 연속, 4조3782억원 어치 매수세를 이어가고 이날 하루만 4579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우는 바람에 장중 185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지만 개인이 2235억원, 기관이 236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면서 1850선을 간신히 지켰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코스닥도 5.82 pt(1.10%) 하락한 525.59로 거래를 마쳤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미 국채금리가 급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주식뿐만 아닌 채권과 원화 가격 등 금융시장의 3대 부문이 모두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까지 나타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9원 오른 달러당 1,14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9분에 달러당 1,146.6원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인 지난 4월 9일 달러당 1,145.3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26일의 달러당 1,146.9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상승폭은 지난달 10일의 15.1원을 제외하면 올해 들어 가장 컸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오후 2시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7%포인트 오른 연 2.98%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최대의 상승폭이다.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각각 0.17%포인트, 0.18%포인트 상승한 연 3.19%, 연 3.42%를 기록했다.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도 금리가 각각 0.14%포인트, 0.13%포인트 올랐다./백세종기자·103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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