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년전주한지포럼이 집단수다 ‘전주 중앙초등학교 이전해야한다’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중앙초교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천년전주한지포럼과 전북민예총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주중앙초는 경기전과 한옥 사이 우뚝 선 괴물이자 밤이면 캄캄하고 24시간 높은 담벽으로 둘러싸인, 전주의 문화정체성을 가장 크게 저해하는 장애물이 돼 버렸다”며 “이를 전주 신주거지쪽으로 옮기고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창작 및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민문화예술촌으로 재탄생해야 한다”며 집단수다를 제안했다.

위 내용이 지역 일간지에 보도되자마자 중앙초 학생과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들의 불만이 제기됐고, 전북민예총은 자신들은 제안을 받았을 뿐 동의하는 입장이 아니라며 물러났다. 당일인 17일에는 중앙초 운영위 50여명이 찾아와 문제를 공식제기, 수다가 무산되기 이르렀다.

한기표 중앙초 운영위원장은 “한옥마을이 잘 알려진 건 주민들이 산다는 특수성 때문이고, 그들이 머무르기 위해서는 중앙초나 성심여중고 같은 학교가 필요하다. 관광객들도 한옥마을에 이런 곳이 있냐며 신기해한다. 헌데 이전을 타이틀로 내걸고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하고 있으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대의사를 표했다.

그는 “운영위원장만 8년째지만 한지포럼이 중앙초에 관심을 갖거나 찾아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관련도, 권한도 없는 단체가 갑자기 이 문제를 들고 나선 이유를 알 수 없다. 불안해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보상할 거냐. 또 다시 제기됐을 시 강력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천년전주 한지포럼 측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 내 민감한 사안을 깊은 고민과 철저한 조사 없이 다뤘다는 지적이다.

김정기 한지포럼 회장은 "한지 관련해 활동해 왔으나 문화 아젠다를 만들어 끌고 가자는 의견이 모아져 이번 논의를 하게 됐다. 한옥마을도, 중앙초도 살리자는 좋은 취지였는데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쉽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자리를 옮겨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준비가 부족했음은 인정한다.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생업에 매달리고 있다 보니 충분히 예상되는 질문이나 상황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 논의를 이어갈지 여부는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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