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화를 부르짖으며/휘날리는 태극기에 굳게 뭉쳐서/단일민족 삼천만의 대대손손이/온 세계에 영원히 무궁하리라!/빛나는 대한 빛나는 대한/아름다운 강산이라 얼싸 좋구나!//(‘빛나는 대한’ 중)’라며 민족혼을 불태우는가 하면 ‘어머니 내가 왔소/누나야 동생아 울지 마라/아-눈물로 그리던 고향이여/아-꿈에도 못 잊던 고향이여/분이는 어디에 있나?/널 찾아 내가 왔다/사랑에 울면서 내가 왔다//(‘귀향의 노래’ 중)’며 가족과 고향을 못내 그리워한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당시, 조국 대한민국에 총부리를 겨눈 빨치산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이 정전 60주년을 맞아 펴낸 '지리산 빨치산의 참회록-어머니 고향 그리고 조국(편저 이춘구․이지출판)’은 북한 빨치산이 수용소에 끌려가 남한으로 전향하기까지의 상황과 심경을 엮은 책이다.
1950년대 전라도를 비롯해 서울, 충청도, 경상도, 북한 등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이들은 초기 공산주의에 빠지거나 북한군의 강압에 의해 빨치산으로 활동했다.
1952년 광주 포로수용소에는 체포된 5천여 명이 수용돼 있었고 전쟁 막바지인 1953년 7월에는 그 수가 1만 6백 명에 달했다.
그 중 일부는 남한으로 전향했는데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양극의 이데올로기를 몸소 체험한 후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것.
이들이 만든 ‘참회록’ ‘상아탑’ ‘희망’ 등의 문집은 이북 출생인 김영진 총경이 1980년대 후반 편저자인 이춘구 KBS기자에게 전했고, 이 기자는 책으로 엮었다.
극단적인 경험 속에서 탄생된 시와 수필, 논설은 당시 분위기부터 감정까지 두루 담고 있으며 수준 또한 높다. 1950년대 원문과 현대문이 나란히 실려 문학적, 어학적 가치도 있다.
편저자 이춘구는 완주 출생으로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KBS기자로 재직 중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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