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좋고 산 좋은 김제 무주암에서 새, 꽃, 나무, 강아지와 함께 수행 중인 스님이자 수많은 사람과 사건을 마주하는 작가 그리고 공연기획자인 소야 신천희.

그래서일까.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술타령)’라며 술로만 달랠 수 있는 삶의 고단함을 시와 산문으로 전하는가하면, 맑고 밝고 깊은 사고가 담긴 동시 및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가 세대별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산문집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하나의 책)’와 동시집 ‘그림자는 착하다(하나의 책)’를 통해서다.

산문선 ‘무얼 믿고 사나’에 이은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는 수행과 일상을 오가는 소야만의 장점을 살린 산문집이다. 종교인 특유의 깊이와 지혜, 따뜻한 위로는 물론 생활인으로서의 일상과 날카로운 지적이 더해진다. 작가로서의 기발한 상상력도 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책은 짧은 불행과 짧은 행복이 반복적으로 찾아오고 또 피할 수 없는 인생길에서, 한 번 넘어진 불행을 반복하지 않고 한 번 웃음을 준 행복을 또 다시 얻을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람의 발자국을 돌아보며’에서는 손을 많이 타거나 타지 않는 벼를 비교하며 혼자 힘으로 강하게 살아갈 것을 권하고, ‘나는 어떤 친구인가’에서는 소나무와 잡풀의 역학관계를 통해 나의 잘못됨을 친구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나로 인해 친구가 잘못돼가는 건 아닌지 살피라고 말한다.

동시집 ‘그림자는 착하다’에는 아동문예 신인상을 수상,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창주문학상, 녹색문학상에 당선되며 동시집 ‘달님이 엿보는 일기장’ ‘달을 삼킨 개구리’ ‘밤하늘 엿보기’와 장편동화 ‘대통령이 준 완장’ 등을 펴낸 소야의 장점이 오롯하다.

부모님과 함께 읽을 것을 권하는데 가족들이 시의 의미와 소감, 분위기를 함께 나누며 자연스레 소통하고, 상상력의 폭도 넓힐 수 있어서다.

총 2장으로 이뤄진 책에는 친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친구마음’,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있는 ‘우산이야기’와 '빈자리’ 등이 실렸다.

출판기념회는 23일 오후 7시 전주 알펜시아 웨딩컨벤션에서 열린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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